877화. 하늘과 맞서 싸우다 (1)
정효양은 자신을 공손히 대해주는 사방화를 보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방석이 되어 마마 밑에 깔리고 발에 밟혀도 그거야말로 제 복이지요. 수고해 주십시오.”
정효양의 목소리는 더할 수 없이 쉬어 있었고, 진강은 앓는 소리를 냈다.
“마마, 소왕야께선 이가 아프신 건지 온종일 앓는 소리만 내는군요.”
정효양이 진강을 향해 태연히 눈썹을 들썩였다.
“점잖게 굴어라.”
진강이 그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리듯 경고했다.
“오? 이제야 강 소왕야께서 돌아오셨군요. 아까는 정말 다른 분이 왔다가신 줄 알았습니다. 과연 천하에 알아주는 일편단심 진강 공자님 이시군.”
진강은 더 이상 정효양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내 사방화는 정효양의 맥을 짚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확실히 우리 낭군님보다 상처가 깊네요. 전에 다쳤던 상처가 제대로 낫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상처가 더해져 반복된 것 같아요. 벌써 10년이 넘어가는 상처도 남아있네요.”
정효양은 깜짝 놀랐다.
“그런 것까지 알 수 있다니 과연 소왕비마마의 의술은 엄청나군요! 여태 상처가 제대로 나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사방화는 고개를 끄덕이곤 품에서 주머니를 꺼내 옥병 세 개를 골라주었다.
“병마다 알약 서른 개가 들어있으니 매일 아침저녁으로 한 알씩 드세요. 약방문도 드릴 테니, 그 약과 같이 챙겨 먹으면 한 달 뒤엔 말끔히 나을 거예요.”
곧 정효양이 일어나 공수를 하며 정중히 예를 갖추었다.
“소왕비마마, 이리 귀한 약을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지금껏 의원에게 진찰을 받아봤는데도 고질병이라 방법이 없단 말만 들었지요. 이렇게 나을 수 있는 약을 받게 됐으니 마마께 깔아뭉개진 것도 전화위복이군요.”
사방화가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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