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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6화 잡은 손을 놓다 (2)



556화 잡은 손을 놓다 (2)

생각을 마무리하니 머릿속이 맑아진 사방화가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운란 오라버니 탓이 아니에요. 그러니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오라버니가 사과를 하시면 지금껏 내가 한 일도 아무 의미가 없게 되고 외려 더 우스운 일이 되고 말아요. 내가 오라버니와 영친왕부에 가면, 진강이…….”

사방화는 괴로움에 입술을 짓이겼다.

진강이 어떻게 나올지는 사방화도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껏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진강은 처음이었다. 진강이 화를 낸 적은 있었어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관두자는 이야기까진 절대로 하지 않았었다.

사운란도 침착함을 되찾은 사방화를 보고 안도하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럼 반나절 동안 좀 쉬고 오후에 찾아가면 어떻소? 그때쯤엔 진강 공자도 마음을 많이 가라앉혔지 않겠소? 진강 공자도 아마 화가 나서 한 말일 것이오. 원래 진강 공자는 성미가 조금 급하잖소. 천하에 진강 공자의 성격을 건드리지 않은 이가 몇이나 되겠소? 어제는 분명 내가 잘못한 것이오. 내가 누이를 잡아두는 바람에 진강이 화가 난 것이지.”

사방화는 차분히 생각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영친왕부에 가서 기다릴래요. 진강은 청암과 함께 출궁한 것이니 왕비마마께서도 왕부로 돌아가셨을 거예요. 진강이 화가 난 것이 아니라면 그 사람의 성격상 이곳을 나간 걸 후회할지도 몰라요.”

그러나 정말 화가 난 것이라면, 반나절을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진강은 어떨 땐 매우 고집 센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사운란은 더는 아무 말 없이 풍리에게 마차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잠시 후 마차가 준비되자, 사방화와 사운란은 영친왕부로 향했다.

* * *

오늘 날씨는 매우 좋았다.

며칠 전 큰 비가 왔었지만, 경성은 큰 피해가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날씨가 좋아지니 사람들도 흥겹게 밖으로 나와, 거리는 다소 북적이고 있었다.

마차는 경성 안으로 들어가 곧 영친왕부에 도착했다.

풍리는 마차를 멈추고 꽉 닫힌 영친왕부의 대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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