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화 금소 합주
황궁의 높은 담도 이 아름다운 소리는 막지 못했다.
덕안궁 밖의 옥석로(玉石路)에 있던 진옥도, 덕안궁에서 들려오는 금소의 합주에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진옥의 뒤를 따라오던 진연도 멈춰섰다.
금소 소리는 덕안궁 내에서 은은하게 들려왔지만, 소리는 점점 밖으로 나가 황궁 내원까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음률은 계속해서 황궁의 찬란하고 드높은 벽을 타고 황후의 봉란궁, 황제의 어서방까지 퍼져 나갔다.
황후는 잠시 연주를 듣다가, 즉각 옆에 있던 여의에게 물었다.
“누가 금소를 합주하는 것이냐?”
여의는 금소의 소리가 들려왔을 때 이미 사람을 보내 알아봤다. 하여 황후가 묻자마자 즉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금소 소리는 덕안궁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어제 폐하께서 오 공공을 보내 방화 아가씨를 모셔왔습니다. 아가씨께 덕안궁에서 진강 공자님을 간병하라고 하셨지요. 폐하께선 진강 공자님의 상처가 다 나을 때까지 절대로 황궁을 나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두 분께서 합주하시는 것 같습니다.”
순간 황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아이들은 아직 혼례도 올리지 않았는데, 지금 황궁 안에서 금소 합주를 한다는 게냐?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여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 줄 몰라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옥이는?”
“4황자마마께선 진연 군주님과 함께 나가셨습니다. 아마 덕안궁에 가신 것 같습니다.”
여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황후는 더욱 어두워진 안색을 하고, 몹시 피로한 목소리로 눈을 감았다.
“옥이는 나의 목숨 줄이다.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내겐 오직 옥이뿐이다. 예전엔 그래도 그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어떤 것도 도저히 알 수가 없구나.”
여의는 고개를 숙였다.
“어제 진옥이 한 말은……. 여의, 너는 내 옆에 오랫동안 있었으니, 나에게 사실대로 말해다오. 내가 영친왕비보다 못한 사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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