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화 보호 (3)
“진호, 넌 좌상부 노설영 아가씨와 옥녀하에 가서 잡기(雜技) 공연을 보러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 왜 아직 가지 않고 있는 것이냐?”
어느새 영친왕이 진호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조금 전 진강과도 마주쳤지만 진강은 한 마디 인사도 하지 않고 곧바로 나가버렸다. 분명 화가 나는 일이었지만 한편으론 그런 진강에게 이미 익숙해져 있기도 했다.
“나가려던 참에 마침 외출하던 진강과 청음 아가씨를 보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진호가 영친왕, 영친왕비를 향해 인사를 올린 뒤 대답했다. 영친왕은 진강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단지 고개만 끄덕이며 온화하게 말했다.
“난 네 어머니와 황후마마를 뵈러 가는 길이다. 너도 어서 좌상부로 가거라.”
진호가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이윽고 영친왕과 영친왕비는 곧 마차를 타고 황궁으로 향했다. 두 사람을 눈으로 배웅하던 진호도 표정을 굳힌 채 좌상부로 향했다.
* * *
충용후부와 영친왕부는 길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있기 때문에 진강과 사방화는 곧바로 충용후부에 도착했다. 그리고 일찌감치 소식을 받은 사묵함이 그들을 맞이하러 나와 있었다. 진강이 곧 그를 향해 미소를 보이며 어깨에 친근히 손을 둘렀다.
“역시 제 형님이 되시고 부턴 매번 손수 절 맞아주시는 군요. 예전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으셨는데. 자귀 세자, 이리 과분한 대접을 받으니 외려 불안해 집니다.”
사묵함이 살며시 진강의 손을 내리며 대답했다.
“예전에는 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직접 나와 맞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당연히 몸이 좋아졌으니 나와야하지 않겠소?”
“방화의 몸은 좀 좋아졌습니까? 저를 보고 싶어 했습니까?”
사묵함이 미소를 짓는 진강의 시선을 피하며 몰래 사방화를 살펴보았다.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보곤 조그만 한숨을 내쉬던 사묵함이 곧 다시 말을 이었다.
“그 애는 며칠 전에 너무 무리를 했더니, 지금 병이 발작을 해서 아직도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소. 정말 걱정이 아닐 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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