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화 춘정(春情) (3)
“그럼 오늘 내가 상세히 설명해 주마.”
영친왕비가 다정히 눈을 맞추며 느린 속도로 매우 섬세하게 설명을 이었고, 가끔 영친왕비가 잊고 넘어간 부분에 대해선 춘란이 옆에서 보충 설명을 이어갔다.
사방화는 조용히 생각에 잠겨들었다. 이런 일은 보통 친어머니나 할머니께서 이야기해 주시곤 한다. 하지만 전생에서도 어머니와 할머니를 일찍 여의었던 사방화는 두 번의 생이 반복되는 동안, 모두 복 어멈에게만 이런 도움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생 역시 어렸을 때부터 무명산으로 떠났던 지라 복 어멈을 몇 번 만나 보지도 못해서 사실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그리 많이 있던 건 아니었다.
영친왕비는 정말 인자했다. 왕비는 마치 자신의 여식에게 이야기하듯 여인이 주의해야 할 일에 관해 매우 세세히 가르쳐 주고 있었다.
처음엔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조금 부끄러웠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영친왕비가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방화는 어떤 때엔 고개를 끄덕이고, 어떤 때는 미소를 지어가며 조용히 왕비의 말을 경청했다.
‘만약 우리 어머니가 아직 살아계셨다면 지금의 영친 왕비마마 같을까? 그래서 두 분이 친한 친우가 되셨던 걸까?’
사방화는 이런 어머니를 가진 진강이 진심으로 부러워졌다. 그와 함께 이제 어느 정도 진연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이 인자한 어머니의 사랑은 모두 진강이 독차지하고 있었다. 진연의 입장에선 충분히 화가 날만한 일이었다.
“어머니! 정말 잔소리가 너무 심하십니다! 아직도 말씀 중이십니까?”
그 때 진강이 약 보따리를 하나 가득 들고 낙매거로 다시 돌아왔다. 이내 영친왕비도 해 주고 싶던 말을 이미 다 전했기에 조용히 고개를 돌려 진강을 쳐다봤다. 그리곤 진강이 들고 있는 약 보따리를 발견하고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이리 많은 약을 먹으면, 아마 나중엔 청음이 풀만 봐도 토할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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