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화 소중히 여기다 (1)
영복당의 문 앞에 서있으니 차가운 바람이 훅, 하고 불어왔다. 분명 계절은 겨울과 봄 사이에 서 있었지만, 봄기운은 조금도 느낄 수 없는 서늘한 바람이었다.
사방화는 고개를 들고 이미 서쪽에 걸린 해를 바라보았다. 햇살은 충용후부의 아름답고 우아한 곳곳을 비추고 있었다.
이 곳 충용후부는 몇 천 년이나 이어져 온 아름답고 예스런 저택이었다. 그야말로 사 씨의 선조들이 몇 세대에 걸쳐 남겨놓은 아름다운 유산이고, 또 한편으론 많은 조상들의 피가 묻어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런 소중한 역사를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자신들은 사 씨의 성을 가진 후손이다. 그런데 포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대체 왜 포기를 해야 하는가?
이 강산과 국토는 몇 번이나 위험에 처했었는지 모른다. 그때마다 사 씨의 자손들이 충성을 다해 목숨을 걸고 지켜냈다. 그런데 황제는 도대체 왜 이런 사 씨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제거하려는 것일까.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자신이 있는 한 이제는 절대 황제의 뜻대로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방화야.”
사묵함이 사방화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그러자 사방화가 사묵함을 보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오라버니, 괜찮아요. 제가 이미 가장 신임하는 부하를 북제로 보냈습니다. 제 부하는 의술도 뛰어납니다. 고모님의 병이 이미 손을 못 쓸 만큼 나쁘지 않다면, 반드시 고모님을 살려낼 수 있을 것입니다. 고모님은 조부님의 유일한 영애시고, 저희들의 유일한 고모님이세요. 고모님을 반드시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사묵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고모님만 무사하시면 된다.”
“고모님은 반드시 무사하실 거예요. 제 부하가 북제에 갔으니 제가 간 것보다 더 나아요. 그는 반드시 고모님을 구해낼 것이니 걱정 마세요.”
사방화는 마치, 지금 자신과 사묵함을 향해 다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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