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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거탑 59층.

"푸후훗. 빨리 도장을 받으라냥!"

"네!"

"야! 밀지 마!"

"내가 먼저 찍을 거야!"

파쿠의 말을 듣고 들깨 농장에 도착한 고보 마을 고블린들이 서로 앞다투어 테오의 도장을 받으려 했다.

"자. 도장 받은 고블린들은 여기서 음식을 가져가면 돼."

세준이 만든 음식을 먼저 먹기 위해서였다.

음식에 무슨 짓을 한 건지 냄새만으로 머릿속에 황홀한 맛이 그려졌다.

"푸후훗. 걱정 말라냥! 나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이 단숨에 찍어주겠다냥!"

파바박.

테오가 냥보를 사용해 움직이며 빠르게 수백 명의 고블린들 어깨에 도장을 찍어줬고

"오! 맛있다!"

"아니.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고블린들은 빠르게 세준컴퍼니의 수준 높은 본사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근데 저쪽에는 뭐가 있어?"

고블린들과 함께 밥을 먹던 세준이 펜릴의 코어 조각이 느껴지는 남쪽을 보며 고블린들에게 물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왠지 펜릴의 코어 조각을 주운 몬스터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

"저쪽이요? 저쪽이면···심연의 숲이 있어요."

세준의 물음에 파쿠가 대답했다.

"심연의 숲?"

"네. 몇 달 전부터 숲에 안개가 생겼는데 이후로 들어가는 건 봤어도 나오는 건 없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그래?"

일단 가봐야 알 수 있겠네.

펜릴의 코어 조각이 있는 곳이 수상하다는 정보 외에 특별한 정보는 얻지 못한 세준.

식사를 끝내고

"샤리야. 나 이것 좀 얼려줘."

수박주스가 담긴 잔을 샤리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삐약!삐약!

[네! 비명과 얼음의 병아리 샤리의 실력을 보여드릴게요!]

바로 세준에게 날아와 세준의 잔을 앙증맞은 두 날개로 잡고 힘을 주는 샤리.

아까 까망이와 머리를 맞대고 잠시 개인 면담을 받은 후 아주 공손해졌다.

삐약!삐약!

[으아악!으아악!]

샤리는 괴상한 기합과 함께 수박주스를 힘껏 얼렸지만

삐약···

힘이 부족해 겉만 살짝 언 수박주스를 보며 크게 침울해했다.

하지만

"오. 일부러 살얼음으로 만든 거야? 샤리 너 센스 있는데?!"

아이스큐브는 잘 못하는 건데.

샤리가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한 세준은 샤리를 칭찬하며 좋아했다.

삐약!삐약!

[그럼요! 모든 건 저의 계획이었습니다!]

덕분에 세준의 칭찬을 받은 샤리는 자신감을 되찾았고

-왜 갑자기 기분이 나쁘지?

아이스큐브는 의문의 1패를 당했다.

그렇게 수박주스까지 먹은 세준.

"얘들아, 깨 털자!"

고블린들과 일행들을 동원해 깨를 털기 시작했다. 앞에 들깨가 있는데 그냥 갈 수는 없으니까.

일찍 왔으면 깻잎도 따는 건데 아쉬웠다.

깨를 털어 이물질을 걸러낸 후

"꾸엥아. 이것 좀 짜줘."

꾸엥!

[알았다요!]

꾸엥이가 들깨들을 염력으로 허공에 띄웠다.

그리고

꾸엥!

들깨들을 강하게 압축하자

주루룩.

들깨에서 기름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크으. 냄새 죽인다."

일단 들기름으로 계란후라이를 부치고···

고소한 들기름 냄새에 세준이 머릿속으로 들기름을 어떻게 이용할지 생각하며 유리병에 들기름을 담았다.

잠시 후.

흐흐흐.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세준이 들기름이 가득 담긴 유리병 300개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 상승합니다.]

정신력이 상승했다.

"이제 출발하자. 앞으로 농장 잘 관리해 줘."

"네! 박 회장님, 맡겨 주십시오!"

세준이 고블린들의 배웅을 받으며 펜릴의 코어 조각이 느껴지는 심연의 숲 방향으로 이동했다.

1시간 후.

"여기가 심연의 숲인가 보네."

세준과 일행은 회색 안개가 자욱한 숲을 발견했다. 안개는 축축했고 불길한 끈적임이 느껴졌다.

"들어가기 찝찝해. 꾸엥아, 꾸엥후."

꾸엥!꾸에에에엥!

[알겠다요! 안개 사라진다요!]

세준의 지시에 꾸엥이가 꾸엥후를 사용해 안개를 밀어버렸다.

우지끈.

쾅!콰광!

다만 힘이 너무 과해 숲의 나무들까지 밀어버리며 시야를 가리던 것들이 깔끔하게 사라졌다.

보면 볼수록 놀라운 꾸엥이 파워.

"···꾸엥이, 잘했어."

꾸헤헤헤.

세준은 꾸엥이를 칭찬한 후 완전 쾌적해진 '심연의 숲'이었던 평지로 걸어갔다.

그리고

[심연의 안개 포그라]

심연의 숲 중앙에서 안개를 만들어내는 주범을 발견했다.

덤프트럭만 한 크기의 둥그런 몸체.

그런 몸체에는 빨판처럼 생긴 입이 가득했고

뻐끔.뻐끔.

그 입에서 회색 안개를 뱉어내고 있었다.

낑?!

[어?!]

저 녀석은?!

뒤늦게 포그라를 발견한 까망이가 당황했다.

그사이 꾸엥이에 의해 밀려났던 안개가 어느새 세준과 일행들을 포위하며 다가왔다.

"냐냐냥!냐냐냥!"

테오가 바로 냥냥폭풍권으로 안개를 공격했고

꾸엥!

[꾸엥만보권이다요!]

꾸엥이도 테오를 따라 안개를 공격했다.

하지만

······

회색 안개는 둘의 공격을 흔적도 없이 흡수해 버렸다.

소용없어. 저 녀석의 안개는 모든 공격을 흡수한다고.

방법은 안개로 들어가 포그라가 흡수한 모든 영혼들을 상대로 싸우는 방법뿐.

그건 아무리 펜릴이라도 불가능했다.

그래서 과거 포그라를 이길 방법이 없었던 펜릴은 안개와 함께 포그라를 통재로 먹어 버렸다.

펜릴은 많은 존재를 그렇게 먹어 치웠고 소화했지만,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하고 봉인한 존재가 다섯 있었다.

심연의 안개 포그라도 그중 하나.

펜릴의 코어 조각에 봉인돼 있던 포그라는 자신을 봉인한 펜릴의 힘이 약해지자

반대로 펜릴의 코어 조각을 조종해 자신의 몸을 만들고 이곳을 자신의 영토로 만들고 있었다.

그때

-펜릴! 거기 있었구나!

안개들이 까망이를 감싸기 시작했다.

과거의 원한을 갚으려는 것.

-펜릴, 이번에는 내가 널 삼켜주마!

그렇게 안개에 삼켜진 까망이.

그러나

히힛. 웰컴! 얘들아, 까망이 패밀리의 힘을 보여주자!

까망이는 예전처럼 혼자 싸우는 고고한 늑대가 아니었다.

-뭐···뭐냐?! 펜릴, 왜 너 혼자가 아닌 거냐?!

모두의 정신세계를 합칠 수 있는 포그라의 안갯속에서 전 멸망의 사도 일곱이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498화. 나 안 가.

심연의 안개 포그라의 정신세계.

-우리와 하나가 되자!

-포그라 님과 영원불멸의 삶을 사는 것이다!

포그라에게 영혼을 잡아먹히고 포그라의 부하로 다시 태어난 수억의 각양각색 영혼들이 까망이와 부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멋진 모습을 한 영웅, 흉측한 모습의 몬스터, 신성한 기운을 풍기는 신,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마족들까지.

포그라의 지휘 아래 강제로 같은 편이 되어 움직였다.

"비켜라!"

쿵.쿵.

까망이가 적들을 처치하며 포그라의 영혼이 있는 성을 향해 전진하자

"죽음의 수확!"

"절단하는 거미줄!"

"수정 폭발!"

"비명의 얼음비!"

"산을 분쇄하는 엄돌 펀치!"

"부패의 대지!"

그런 까망이의 우측에는 까르르, 꼬미, 자키가 좌측에는 샤리, 엄돌이, 까비가 자리해 양쪽에서 몰려드는 영혼들을 처치했다.

"너무 쉽군."

쾅!

펜릴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마족을 앞발로 후려치며 말했다.

과거 혼자서 이곳에 들어왔을 때는 몰려드는 영혼 때문에 포그라의 성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했다.

잠시 후.

콰과광!

까망이가 포그라의 성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네 놈의 얼굴을 보는구나. 포그라."

쾅!

두려운 표정으로 황금 권좌에 앉아 있는, 두꺼비와 비슷하게 생긴 포그라를 앞발로 밟아버렸다.

키에엑!

"펜릴···."

"살려줘···."

"살려주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포그라.

포그라의 목소리는 기괴하게도 입이 아닌 등에서 나왔는데, 여럿이 말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천차만별이었다.

그동안 포그라가 먹어 치운 영혼들이 등에 얼굴을 내민 채 말하고 있는 것.

"내가···."

"흡수한···."

"영혼들을···."

"다···."

"주겠다···."

포그라의 달콤한 제안.

포그라가 흡수한 영혼들을 가질 수 있게 되면 단숨에 엄청난 힘과 격을 얻게 될 거다.

하지만

"싫다."

그런 거 먹으면 탈 나.

콰직.

까망이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포그라를 앞발로 터트려 죽였다.

[불멸의 존재 심연의 안개 포그라를 소멸시키는 위대한 창조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창조의 업적 보상으로 이명 : 불멸을 멸한 늑대를 획득했습니다.]

[이명 : 불멸을 멸한 늑대의 효과로 불멸의 존재와 싸울 때 더 강해집니다.]

그렇게 까망이에게 멋진 이명을 선물하고 소멸한 포그라.

"응?"

까망이는 포그라가 소멸한 자리에 떨어진 2개의 구슬을 발견했다.

회색과 붉은색 구슬.

[심연의 안개 포그라의 권능석 : 심연의 안개]

[심연의 안개 포그라의 권능석 : 영혼착취]

포그라를 대표하는 권능이 담긴 권능석들이었다.

그리고

-내보내 줘!

-포그라는 죽었잖아!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마족이여! 죽어라!

붉은 구슬 안에는 또 하나의 지옥이 있었다.

포그라는 죽었지만, 포그라가 흡수한 영혼들은 권능석에 갇혀 계속 고통받고 있었다.

"뭐야? 어차피 죽어도 주는 거였네."

붉은 구슬을 들여다보던 까망이.

"히힛. 이건 집사 줘야지."

회색 구슬을 챙긴 후

"이건 더러워!"

지지야!

쾅!

붉은 구슬을 앞발로 내려쳐 부숴버렸고 권능 : 영혼착취로 인해 붙잡혀 있던 영혼들이 드디어 자유를 되찾았다.

그리고

[죽어서도 착취당하던 수억의 영혼들을 구제하는 위대한 창조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업적 창조의 보상으로 권능 : 진혼(鎭魂)을 부여받았습니다.]

권능 : 진혼(鎭魂)

영혼을 구제할 때마다 모든 스탯이 상승합니다.

구제한 영혼이 강하거나, 수가 많을수록 상승하는 스탯이 커집니다.

까망이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근데 왜 계속 창조의 업적이래?! 기분 나쁘게···.'

창조의 세 번째 사도지만, 아직 창조라는 말이 불편한 까망이였다.

까망이가 얼굴을 찌푸리며 점점 소멸하는 포그라의 정신세계에서 빠져나왔다.

***

털썩.

"어?! 까망아!"

까망이가 회색 안개에 휩싸이며 쓰러지자, 세준은 서둘러 까망이에게 달려갔다.

다행히 회색 안개가 포그라 쪽으로 빠르게 쪼그라들었기에 세준은 포그라의 정신세계로 들어가지 않았다.

전 멸망의 사도 일곱이 포그라의 정신세계에서 날뛰고 있었기 때문.

끼로롱.

엄로롱.

···

..

.

"응?"

퇴마 중인가?

다친 건 아닌지 살피려던 세준은 코를 골며 자는 까망이 패밀리를 보며 안심했다.

그래도 바닥에서 자면 감기 걸릴 수도 있으니까.

쏙.

세준은 까망이와 부하들을 조심히 슬링백 안으로 넣었다.

그때

파사삭.

뭔가 부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포그라를 감싸고 있던 안개와 포그라가 사라졌다.

땡그랑.

동시에 포그라가 있던 자리로 떨어진 검은 구슬.

[펜릴의 코어 조각(15%)]

펜릴의 코어 조각이었다.

"15%짜리라니···."

세준은 바닥에 떨어진 코어 조각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까망이가 퇴마하지 않았으면 다 죽을뻔했다.

물론 그건 세준 생각이고 초거대 박 회장을 가진 테오와 종말의 마수 꾸엥이가 포그라의 정신세계에 들어갔어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다.

"테 부회장, 코어 조각 좀 챙겨줘."

"푸후훗. 알겠다냥!"

세준은 테오에게 코어 조각을 챙기게 한 후

"까망아, 잘했어."

이따 군고구마 말랭이 많이 줘야지.

까망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때

낑···

까망이가 잠에서 깼다.

"까망이, 군고구마 말랭이 먹을래?"

세준이 까망이에게 묻자

퉷.

대답 대신 입에서 회색 구슬을 뱉어내는 까망이.

끼히힛.낑!낑!

[히힛. 집사야! 이거 줄게! 이거 엄청 좋은 거야!]

까망이가 엄청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침이 잔뜩 묻은 회색 구슬을 두 앞발로 잡아 세준에게 내밀었다.

[심연의 안개 포그라의 권능석 : 심연의 안개]

그러나

이 구슬은 왜 주는 거지?

세준의 눈에는 아이템 설명이 보이지 않았다. 세준은 권능석을 볼 능력이 없었기 때문.

뚝.뚝.

"···어. 고마워."

세준은 까망이의 성의를 생각해 침이 잔뜩 묻어 침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돌멩이를 받았다.

척.

세준이 손가락 두 개만 사용해 까망이가 주는 회색 구슬을 집자

집사한테 붙어!

까망이가 권능석에 명했고

[심연의 안개 포그라의 권능석 : 심연의 안개를 획득했습니다.]

[심연의 안개 포그라의 권능석 : 심연의 안개에 담긴 권능 : 심연의 안개를 흡수합니다.]

권능석?

그제야 세준도 메시지를 통해 까망이가 준 회색 돌이 권능석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권능을 흡수할 대상의 힘이 크게 모자랍니다.]

[권능 : 심연의 안개를 제대로 흡수할 수 없습니다.]

[권능을 대상의 힘에 맞춥니다.]

[권능의 힘이 크게 떨어집니다.]

"허허허. 내가 뭐 그렇지."

그저 웃지요.

메시지를 확인한 세준은 오늘도 자신을 멕이는 익숙한 상황에 그냥 웃었다.

그리고

[권능 : 심연의 미약한 숨결을 부여받았습니다.]

이름만 봐도 하찮은 권능을 얻었다.

그때

낑?!

[야! 나 군고구마 말랭이 준다며?!]

내가 좋은 것도 줬잖아!

까망이가 말을 꺼내고 가만히 있는 세준을 재촉했다.

"응. 알았어."

세준은 까망이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주고

짭.짭.짭.

까망이와 부하들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요란하게 먹는 소리를 들으며 권능을 확인했다.

권능 : 심연의 미약한 숨결

아주 옅어서 보이지도 않는 심연의 안개를 호흡으로 뱉어냅니다.

심연의 안개는 권능을 가진 자의 곁을 맴돌다 3일 후에 사라집니다.

심연의 안개를 호흡으로 뱉어낸다고?

"후우.후우.후우."

세준이 열심히 숨을 뱉어냈지만

[심연의 연기가 주변을 맴돕니다.]

[심연의 연기가 주변에 맴돕니다.]

···

..

.

메시지 말고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뭐가 있긴 한 건가?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데, 테오와 꾸에이는 가벼운 공격으로 자신을 죽일 정도로 너무 강했고 까망이 패밀리는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못할 정도로 너무 약했다.

'중간이 없네.'

내가 때려봐?

세준은 자신의 뺨을 때려볼까 하다가

뭐 나중에 확인할 수 있겠지.

그냥 안 하기로 했다. 아픈 건 싫으니까.

그렇게 권능을 얻은 세준.

"테 부회장, 코어 조각."

"푸후훗. 여기 있다냥!"

테오에게 펜릴의 코어 조각을 건네받았다.

세준이 코어 조각을 손에 쥐자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펜링의 코어 조각에서 분리되는 나무 조각.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조각 다섯 개를 다 모았습니다.]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완성시킵니다.]

메시지와 함께 세준이 가지고 있던 문 조각 다섯 개가 하나로 합쳐졌고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이 완성됐습니다.]

쿵!

세준의 앞에 고풍스러운 나무 문 하나가 나타났다.

그러자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완성시키는 위대한 창조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창조의 업적 보상으로 이명 :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완성한 자를 획득했습니다.]

[이명 :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완성한 자의 효과로 앞으로 어디서든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위대한 창조의 업적 보상으로 이후 검은 거탑 0층 체류 비용이 1.5% 감소합니다.]

나타나는 업적 메시지.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강화의 비약 3방울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100억 탑코인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모든 스탯이 50 상승합니다.

이어서 하메르의 퀘스트도 완료되며 보상 메시지들이 나타났다.

"흐흐흐. 드디어 이걸 써보는군."

세준이 10번째 탑의 열쇠를 꺼내며 웃었다.

그리고

척.

나무 문의 손잡이에 있는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철···

컥 하고 돌아가야 하는데···

"어?! 이거 왜 안 돌아가?"

열쇠가 안 돌아갔다.

"이익."

아무리 용을 써도 안 돌아가는 열쇠.

"패트릭 님, 이거 열쇠가 안 돌아가는데요?"

세준은 결국 10번째 탑 고객센터에 민원을 넣었다.

[대지의 신 패트릭이 확인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합니다.]

"네. 얘들아, 우리 간식이나 먹을까?"

"푸후훗. 좋다냥! 츄르 달라냥!"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는 가래떡 먹고 싶다요!]

끼히힛. 낑!

[히힛. 집사야! 나는 군고구마 말랭이 줘!]

세준은 테오, 꾸엥이, 까망이와 간식을 먹으며 패트릭의 대답을 기다렸다.

10분 후.

[대지의 신 패트릭이 혹시 힘이 10만을 못 넘냐고 물어봅니다.]

"네? 힘 10만이요? 당연히 못 넘죠."

[대지의 신 패트릭이 그래서 열쇠가 안 돌아간 거라고 말합니다.]

[대지의 신 패트릭이 힘 10만이 넘어야 열쇠를 돌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장난쳐?!

힘들게 문을 완성했더니, 힘 10만이 있어야 된다고?

나 이제 힘 5000 넘었는데?!

"나 안 가."

빈정이 상한 세준이 10번째 탑을 향해 입탑 거부를 선언했다.

***

10번째 탑 관리자 구역.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10번째 탑에 안 가겠다고 화난 목소리로 말합니다.]

"어!? 세준아!"

세준의 반응에 당황한 패트릭.

아냐! 아직 희망이 있어!

"힘이 부족하면···."

올리면 되지!

서둘러 세준의 힘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래. 그거라면!"

10번째 탑 5층으로 이동해

"랜드록스, 일어나봐!"

거대한 땅을 향해 외쳤다.

그러자

쿠구궁.

"패트릭 님, 무슨 일이십니까?"

땅이라 생각한 거인이 움직이며 대답했다.

"피 좀 뽑아갈게!"

"네."

"고마워."

대지의 거인 랜드록스의 허락을 받은 패트릭이 랜드록스의 피를 뽑아

"세준아, 이거 마시고 다시 해보자! 아직 포기하기는 일러!"

세준에게 보내며 세준을 설득했다.

하지만

"이걸 마시라고요?"

[대지의 거인 랜드록스의 용암혈석]

랜드록스의 피는 용암이었고, 세준에게 전달되는 사이 식어서 돌이 돼버렸다.

"앗. 뜨거워!"

물론 세준이 만지기에는 아직도 많이 뜨거웠다.

499화. 푸후훗. 많이 생겨라냥!

"세준 님, 제가 저 돌에서 필요한 기운만 정제해 드리겠습니다."

용암혈석의 뜨거움에 만지지도 못하는 세준을 보며 엄돌이가 호기롭게 나섰다.

전 멸망의 사도 7좌 산을 부수는 바위 쿠루거였던 엄돌이에게 이 정도 뜨거운 돌을 정제하는 건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그래? 그럼 부탁해."

"네! 합!"

덥석.

엄돌이가 기합을 넣으며 포도알만 한 용암혈석을 자신의 몸으로 안았다.

그러자

스르륵.

엄돌이와 용암혈석이 반죽처럼 변해 하나로 합쳐졌다.

그리고

"으어어···."

"엄돌아!"

낑!

[우리 엄돌이 녹는다!]

그냥 녹아버리는 엄돌이.

용암혈석은 겉만 돌이었고 안에는 용암이 그대로 있었다.

삐약!

[엄돌군, 걱정마! 내가 식혀줄게!]

전 멸망의 사도 5좌 비명과 얼음의 여왕 샤샤였던 샤리가 빠르게 나서 엄돌이의 몸에 두 날개를 대고 냉기를 쏟아냈다.

하지만

치이익.

화들짝.

급하게 엄돌이에게서 날개를 떼는 샤리.

삐-약!삐-약!

[뜨-거워! 내 깃털-탄다!]

귀가 따가운 정도로 시끄러운 고통의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얼음은 모르겠고, 비명과 엄살의 여왕인 건 확실했다.

치이익.

그사이 세준이 서둘러 엄돌이에게 물을 부었고 덕분에 엄돌이가 간신히 몸을 수습하며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세준 님, 죄송합니다. 안에 용암이 있을 줄은ㄱ

"괜찮아. 덕분에 안에 용암이 있는 걸 알았잖아."

만약 저걸 그냥 대충 겉만 식혀서 먹었으면···

안에서부터 익어서 죽었을 거다.

그렇게 자책하는 엄돌이를 위로한 세준.

삐약···

[나 비명과 얼음의 여왕인데···]

"괜찮아. 샤리.

이번에는 하찮아진 자신의 힘에 우울해하는 샤리를 위로해 줬다.

개복치 마음은 개복치가 아는 법.

그 마음 알지. 아주 잘 알지.

잠시 후.

"얘들아, 돌아가자."

삐약!삐약!

[네! 빨리 집에 가요!]

샤리를 완벽하게 위로한 세준이 일행들과 웨이포인트로 이동했다.

그렇게 웨이포인트에 도착하자

[검은 거탑 59층 보스 실버울프족 족장 엘카]

"세준 님, 어서 오십시오!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엘카가 세준을 향해 엎드린 채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이했다.

"어?! 엘카가 왜 여기 있어?"

"여기 보스가 교육을 받으러 가서 제가 임시로 보스를 하고 있습니다."

"교육?"

"네. 한 달 전부터 위대한 검은용 에일린 님의 지시로 이오나 님의 주관하에 60층 이하 보스들에게 퀘스트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아."

에일린이 내 부탁을 들어줬구나.

세준은 보스들이 받는 교육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에일린, 탑을 올라갈 때 보스와 싸우지 않고 퀘스트만 완료하고 올라가게 할 수 없나? 그러면 서로 싸울 일도 없잖아."

[탑의 관리자가 그건 생각해 보지 않은 방법이라며 고민해 보겠다고 합니다.]

예전에 탑을 오를 때 서로 피를 보지 않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걸 잊지 않고 있었던 모양.

"에일린, 내 말 잊지 않았구나. 고마워."

세준이 에일린에게 감사를 전하자

[탑의 관리자가 그대의 말이니 당연히 자신이 기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아직 준비 중이라 완성되면 그때 말하려고 했다고 아쉬워합니다.]

에일린은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하지만

크히히히. 세준이가 나한테 고맙다고 했어!

쿠과광쾅!

관리자 구역에 있는 에일린은 발을 동동 구르며 엄청 뿌듯해하고 있었다.

"엘카, 다른 늑대들은 잘 지내지?"

에일린과 대화를 끝낸 세준이 다른 늑대들의 안부를 물었다.

"그럼요! 어린 늑대들도 잘 자라고 실버울프와 블랙울프들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세준 님, 근데 이분은 누구십니까?"

"이분?

"네. 세준 님의 가슴에 있는 고귀한 혈통을 가지신 분이요."

끼로롱.

세준의 가슴에서 졸고 있는 까망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엘카.

"아. 얘는 까망이야. 저번에 한 번 봤을 텐데? 내 파티 때."

엘카는 세준의 생존 1주년 파티 때 까망이를 봤지만, 그때는 까망이가 슈퍼개복치라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봤어도 고귀한 혈통의 늑대가 아니라 아마 동네 똥개로 봤을 거다.

"그런가요? 기억이 안 나네요. 근데 까망이라는 이름은 세준 님이 직접 이름을 지으신 건가요?"

동네 똥개같은 이름을 애석해하며 묻는 엘카.

"응. 괜찮지?"

"···네. 고귀한 혈통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사회생활을 오래 한 엘카는 하고 싶은 말을 참을 줄 알았다.

"까망아, 일어나 봐. 엘카랑 인사해. 너랑 같은 늑대야."

낑···

세준이 깨우자, 인상을 찌푸리며 일어난 까망이.

"고귀한 혈통의 늑대 까망이 님을 뵙습니다."

엘카가 예를 취하자

끼히힛.낑!낑!끼···

[히힛. 그래! 이 몸은 고귀한 혈통! 무적의 늑대! 위대한 까망이 님이시···]

자신을 대우해 주는 엘카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 까망이는 경망스럽게 짖다가

끼로롱.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고귀한 아기 늑대를 영접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모든 능력이 1% 상승합니다.]

[일주일 동안 재능 : 희미한 우아함이 개화됩니다.]

엘카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늑대들이 고귀한 혈통을 가진 늑대에게 껌뻑 죽는 이유였다. 만나기만 해도 버프를 잔뜩 받으니까.

"그럼 우리 갈게."

"네! 안녕히 가십시오!"

갑자기 털에서 윤기가 나는데?

세준은 갑자기 변한 엘카의 털을 보며 의아해하면서 검은 거탑 99층으로 복귀했다.

***

검은 거탑 1층.

"이번에 모든 스탯 500을 넘은 헌터가 나타났다며?"

"응. 한국인이라던데?"

"진짜? 그럼 박세준에 이은 지구 두 번째 최강자도 한국에서 나오는 건가?"

"아니. 어쩌면 최강자가 바뀔지도 모르지. 솔직히 박세준의 스탯을 아는 사람이 없잖아."

"그건 그래. 다들 대단하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헌터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두 명의 헌터.

'아니. 무슨 그런 위험한 소리를?!'

내가 어떻게 세준이를 제치고 최강자가 돼?!

옆에서 조용히 자신의 얘기를 들으며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경철이 화들짝 놀랐다.

"제가 이렇게 많이 먹으면 세준이는요? 세준이도 챙겨줘야죠."

동기야 같이 죽자! 좋은 건 같이 먹어야지!

세준을 팔아 초심자를 위한 씨 없는 포도를 덜 먹어보려던 경철.

그러나

"푸하하하. 오경철, 세준 님을 걱정하는 건가?"

"걱정 마라. 세준 님은 너보다 훨씬 강하니까. 네가 그걸 5000개 정도는 먹어야 비슷해질걸."

"쓸데없는 소리말고 빨리 먹어라! 아니면 강제로 먹이겠다!"

"알았습니다! 제가 먹을게요!"

흑곰들의 말을 통해 세준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됐다.

"근데 이제 강해질 필요가 있나?"

강해서 나쁠 건 없지만, 요즘 퀘스트만 하면 층을 오를 수 있는데···

경철이 최근 피닉스 길드의 헌터들이 탑 55층에 올랐다는 뉴스를 떠올리며 말했다.

한 달 전부터 탑 51층 보스가 자신이 원하는 걸 가져다주면 웨이포인트 사용을 허락하겠다는 퀘스트를 준 이후

며칠 간격으로 탑 52층, 53층, 54층 보스들도 비슷한 퀘스트를 주기 시작했다.

덕분에 탑 오르는 걸 포기하고 있던 헌터들이 최근에 다시 탑을 오르고 있었다.

뭐···탑 55층에서 다시 막혔지만.

탑 55층 레드리본 왕국의 왕이자 보스인 흑토끼의 퀘스트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

뺙!

[나보다 수영 잘하면 통과!]

검은 거탑 99층 연못에서 세준에게 수영을 배운 흑토끼의 수영부심은 엄청났다.

***

[검은 거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

"토룡아!"

탑 99층에 도착한 세준이 토룡이를 불러 집으로 가는 길.

"응? 왜 줄을 서 있지?"

세준이 끝없이 줄은 선 독꿀벌들을 발견했다.

무슨 일 있나?

"여기서 뭐 해?"

그래서 줄을 선 독꿀벌에게 다가가 물었다.

위잉!위잉!

[세준 님, 안녕하세요! 달콤이 님이 독꿀벌 대여왕이 되셔서 축하 인사를 드리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요!]

"우리 달콤이가 독꿀벌 대여왕이 됐어?!"

그럼 이럴 때가 아니지. 빨리 가서 축하해 줘야지!

세준이 서둘러 달콤이의 벌집이 있는 동굴로 향했다.

그러자

비잉!

[세준 님, 어서 오세요!]

독꿀벌 대여왕으로 진화하며 전보다 커진 몸에 화려한 날개를 가진 달콤이가 동굴 입구에서 세준을 반갑게 맞이했다.

부하들에게 세준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마중 나온 것.

"달콤아, 독꿀벌 대여왕이 된 걸 축하해."

세준이 축하의 말을 전하자

"세준 님이 축하해 주셔서 너무 기뻐요."

부비부비.

예전처럼 세준의 얼굴에 자신의 몸을 비비며 기뻐하는 달콤이.

"세준 님, 이건 선물이에요. 전 다시 들어가 볼게요."

세준에게 일곱째가 바친 씨앗을 건넨 후 서둘러 다른 독꿀벌들의 축사 인사를 받기 위해 자신의 벌집으로 돌아갔다.

반대로 내가 선물을 줘야 하는데···

"나중에 좋은 거 챙겨줘야지."

달콤이에게 미안해하던 세준.

[???의 씨앗]

근데 이건 이름이 물음표네?

씨앗의 이름이 없는 걸 발견하고는 씨앗을 들어 자세히 살펴봤다.

[???의 씨앗]

???

씨앗에 마력을 넣으면 부화합니다.

사용 제한 : ???

마력을 넣으면 부화한다고?

설명을 읽은 세준.

"에일린, 이것 좀 감정해 줘."

탑에 들어왔을 때부터 에일린에게 미감정 아이템은 위험하다고 거의 세뇌에 가까운 교육을 받은 세준은 바로 에일린에게 감정을 부탁했다.

잠시 후.

[탑의 관리자가 굉장히 위험한 씨앗이니 절대 심지 말라고 주의를 줍니다.]

에일린이 감정한 씨앗을 세준에게 전달하며 말했다.

"응. 알았어. 절대 안 심을게."

무슨 씨앗이길래?

세준이 대답하고는 서둘러 씨앗을 확인했다.

[마력 스트림의 씨앗]

마력 스트림이 소멸하며 새로운 마력 스트림을 탄생시키기 위해 만들어 낸 씨앗입니다.

마력 스트림이 최후에 소멸한 곳이 검은 거탑 99층이기에 마력 스트림은 검은 거탑 99층에서 다시 탄생해야 합니다.

씨앗에 마력을 넣으면 부화합니다.(한 번 마력을 넣으면 마력스트림의 줄기가 완성될 때까지 멈출 수 없습니다.)

사용 제한 :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

"역시···."

감정하길 잘했어.

무려 마력 스트림을 탄생시키는 씨앗. 아마 자신이 씨앗에 마력을 넣는 순간 마력이 쪽 빨려서 죽었을 거다.

달콤이의 선물이 세준의 암살 도구로 쓰일 뻔했다.

"봉인."

뭐···마력 스트림 하나 없다고 세상이 망하는 것도 아니니까.

세준이 마력 스트림 씨앗을 심지 않고 주머니에 넣으려 할 때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나 그거 달라냥!"

테오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마력 스트림의 씨앗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어차피 자신이 아니면 심을 수 없기에 세준은 테오에게 씨앗을 건넨 후

"꾸엥아, 여기다 넣어줘."

꾸엥!

[알겠다요!]

용암혈석을 염력으로 들고 있던 꾸엥이에게 용암혈석을 집 앞에 있는 연못에 넣게 했다.

그러자

치이익.

뜨거워지는 물.

세준은 물에 손을 살짝 넣어 온도를 측정한 후

"흐흐흐. 온천 완성."

옷을 벗고

첨벙.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연못 안으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완성된 노천 온천.

"으. 시원하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피로가 확 풀렸다.

이제 만질 수 있겠지?

척.

세준이 물속에 있는 용암혈석에 손을 올려 옵션을 확인하는 사이

"푸후훗. 많이 생겨라냥!"

툭.툭.

마력 스트림 씨앗을 풍요의 주머니에 넣은 테오가 주머니를 앞발로 두드리며 웃었다.

500화. 박 회장, 레아 님이 불량품 줬다냥!

[대지의 거인 랜드록스의 용암혈석]

대지의 거인 랜드록스의 몸에서 뽑은 피입니다.

용암으로 되어있어 식으면 겉이 단단해집니다.

뜨겁기 때문에 섭취하기 위해서는 강한 화염 내성이 필요합니다.

섭취 시 힘과 체력의 잠재력이 50% 상승합니다.

섭취 시 권능 : 하늘을 떠받치는 힘을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대지의 거인의 피를 한 번 마시면 이후로는 다른 대지의 거인의 피를 마셔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용 제한 : 힘 5000 이상

유통 기한 : 없음

등급 : ★

섭취 시 힘과 체력의 잠재력 +50%, 권능 : 하늘을 떠받치는 힘 부여.

"다 좋은데, 먹을 수가 없네."

용암혈석의 옵션을 확인한 세준이 푸념하자

[대지의 신 패트릭이 솔직히 그 정도는 눈 꼭 감고 먹으면 먹을 수 있다고 응원합니다.]

세준을 응원하는 패트릭.

뭘 눈 꼭 감고 먹어요? 먹으면 평생 눈 꼭 감아야 되는데···

[용맹의 신 베브가 이번에는 먹는 거로 용맹을 보이는 거냐며 용맹의 업적을 내릴 준비를 합니다.]

베브 님까지···

'역시 먹으면 안 돼.'

베브 덕분에 이걸 먹으면 큰일 난다는 확신을 얻은 세준.

"차단."

둘을 모두 차단한 후

젤가를 불러서 식혀보라고 할까? 아니면 램터 님한테···

커어어.

용암혈석을 먹을 방법을 고민하다 잠들었다.

세준이 온천에 몸을 담근 채 잠들자

고로롱.

꾸로롱.

끼로롱.

···

..

.

세준을 따라 다른 일행들도 온천에서 잠들었다.

잠시 후.

(뱃뱃. 모두들 좋은 밤이요!)

뱃뱃이가 잠에서 일어나 모두에게 밤인사를 하고는 취사장에서 과일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뱃뱃···뱃뱃이 녹아요···)

일행들과 같이 온천욕을 즐기는 뱃뱃이.

하지만

(뱃뱃?! 물이 뜨거운데요?)

시간이 지나자, 용암혈석의 열기 때문에 물이 너무 뜨거워졌다.

(뱃뱃! 이렇게 뜨거우면 세준 님 죽어요!)

파닥.파닥.

그래서 동굴 연못에서 차가운 물을 떠 와 온천에 부었다.

그러나

(뱃뱃?! 이번엔 너무 추워요! 이러다 세준 님 감기 걸리겠어요!)

이번에는 찬물을 많이 부어 물의 온도가 너무 내려갔다.

(뱃뱃! 온도를 높여야겠어요! 뱃뱃참!)

뱃뱃이가 용암혈석에 작은 균열을 만들자, 용암의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오며 물은 금세 뜨거워졌고

물이 뜨거우면 세준 님 죽어요!

물이 차가우면 세준 님 감기 걸려요!

뱃뱃이는 세준이 편히 잘 수 있도록 밤새 부지런히 물의 온도를 조절했다.

커어어.

그렇게 뱃뱃이가 개복치인 자신을 위해 열심히 수온을 조절하는 줄도 모르고 세준은 잘도 잤고

스르륵.

그사이 용암혈석의 붉은 기운이 물에 녹아 나오며 세준의 몸으로 흡수됐다.

***

다음 날 아침.

"···응?"

나 여기서 잔 건가?

찰랑.찰랑.

자신이 움직일 때마다 물이 움직이는 걸 보며 세준은 자신이 어제 온천에서 잠든 것을 깨달았다.

"어?!"

[물에 녹아 희석된 대지의 거인 랜드록스의 용암혈을 피부로 흡수했습니다.]

[피부로 흡수하며 흡수 효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힘과 체력의 잠재력이 3% 상승합니다.]

[권능 : 한 줌 하늘을 떠받치는 힘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런 세준의 눈에 보이는 메시지.

피부로 흡수했다고?

세준이 물에 넣어둔 용암혈석을 만지자, 용암혈석은 식어서 미지근해진 상태. 이름도 없는 그냥 돌멩이가 되어 있었다.

"하아···."

50%에서 3%가 된 걸 보면 권능도 그 정도 줄었겠지?

'근데 아무리 피부로 흡수했다고 하지만, 효율 너무 나쁜 거 아냐?'

세준이 용암혈석이었던 돌을 허망하게 바라볼 때

"푸후훗. 드디어 이 몸께서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랑 같은 권능을 얻었다냥!"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도 아빠랑 같은 권능 얻었다요!]

세준의 인기척에 잠에서 깬 테오와 꾸엥이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뱃뱃···저도요···)

배로롱.

잠들기 직전이었던 뱃뱃이도 자신의 권능을 자랑하고 잠들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영문을 모르는 세준이 테오와 꾸엥이를 보며 묻자

"푸후훗. 나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도 박 회장이랑 같이 랜드록스의 용암혈을 흡수하고 박 회장과 같은 권능을 얻었다냥! 행복하다냥!"

꾸엥!꾸엥!

[꾸엥이도다요! 너무 기분 좋다요!]

둘은 흥겨움에 둠칫둠칫 춤을 추며 대답했다.

그리고

아. 물에 같이 있었으니까···

세준은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었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던 모두가 랜드록스의 용암혈을 같이 흡수한 것.

이럴 줄 알았으면 나만 들어갈걸.

세준이 아쉬워할 때

"푸후훗. 역시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다냥! 우리한테 권능을 주려고 일부러 온천을 만든 거였다냥!"

꾸엥!

[아빠 대단하다요!]

세준을 찬양하는 테오와 꾸엥이.

"후훗. 모든 것은 다 내 계획 대로였다."

세준은 온갖 허세를 떨며 둘의 찬양을 받다가

아. 권능 확인해야지.

뒤늦게 권능을 확인했다.

권능 : 한 줌 하늘을 떠받치는 힘

하나의 권능이 11조각으로 나눠지며 위력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잠시 동안 힘이 잠재력까지 상승합니다.(최대 1000)

나눠진 11조각의 권능을 가진 존재가 모여 신체를 서로 접촉하면 13초 동안 힘이 1300% 상승하는 권능 : 열세 줌의 하늘을 떠받치는 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1조각으로 나눠졌다라···."

그럼 얘네들도?

세준이 슬링백에 있는 까망이 패밀리를 보자

끼이잇.

방금 일어난 까망이가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나, 테오, 꾸엥이, 뱃뱃이가 넷.

까망이, 엄돌이, 꼬미, 까비, 자키, 까르르, 샤리가 일곱.

총 11이 맞았다.

"근데 나눠진 건 11조각인데 왜 열세 줌이지?"

11+2인가?

세준이 의아해할 때

끼히힛.낑!

[히힛. 그건 위대한 까망이 님은 세 줌이기 때문이다!]

까망이가 자랑스럽게 짖었다.

목말라···

새벽에 목이 말랐던 까망이.

핥짝.핥짝.

온천물로 목을 축였고 덕분에 다른 이들보다 용암혈의 기운을 더 많이 흡수했다.

끼히힛.낑!낑!낑!

[히힛. 이 몸은 세 줌이다! 위대한 까망이 님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자신의 권능이 가장 높은 것에 기뻐하며 으스대는 까망이.

그러나

"푸후훗. 까망이 바보다냥! 혼자 이름 다른 거 얻었다냥!"

꾸엥!꾸엥!

[아빠랑 같은 게 더 좋은 거다요!]

여기는 높은 게 우대받는 동네가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이네.

용암혈석의 기운을 3%만 흡수하고 나머지는 버려진 게 아니란 걸 알게 된 세준.

"얘들아, 밥 먹자."

기분 좋게 일행들을 데리고 취사장으로 갔다.

그렇게 취사장으로 가는 길.

"응? 아직도 줄이 기네."

달콤이에게 축하 인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선 독꿀벌들이 아직도 많았다.

"달콤이 힘들겠네."

왕들이 보기와 다르게 극한직업이라고 하더니 달콤이도 그런 것 같았다.

"먹을 것 좀 줘야지."

세준은 달콤이의 벌집으로 가 은색탑의 세계수 포세가 만든 씨 없는 포동포동 청포도를 건네주고

"애들아, 먹어."

달콤이가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줄을 선 독꿀벌들에게도 과일을 나눠줬다.

잠시 후.

세준이 취사장에 도착하자, 세준 1호가 준비한 요리를 식탁에 놓고 있었다.

메뉴는 생선구이부터 군고구마 말랭이까지 모두의 취향에 맞춰 준비돼 있었다.

"냥! 이건 박 회장의 정성이 들어간 생선구이가 아니다냥!"

쟤랑 나랑 요리 실력이 똑같은데, 무슨 차이야?

생선구이는 테오 때문에 세준이 다시 구웠다.

그렇게 아침 식사를 끝내고

후루룩.

세준이 꾸엥이가 내린 모닝커피를 여유롭게 마시는 사이

"푸후훗. 박 회장, 녹색탑 다녀오겠다냥!"

꾸엥!

[아빠, 꾸엥이 약초 캐고 온다요!]

테오와 꾸엥이가 출근했다.

"나도 슬슬 일해야지."

커피를 다 마신 세준.

철컹.

아공간 창고를 열어

[너는 밭이다 Lv. 8가 발동합니다.]

[멸망의 사도 9좌 현혹하는 거미 앨리스의 몸에 멸망포식자 씨앗을 심었습니다.]

···

..

.

씨앗을 심었다.

참고로 어제 얻은 펜릴의 코어 조각 2개 중 0.5%짜리는 밭에 심고 15%짜리는 에일린에게 맡겼다.

아마 지금쯤 수장분들이 열심히 15%짜리 코어 조각을 정화하고 계실 거다.

그렇게 열심히 멸망포식자 씨앗을 심던 세준.

"아. 그게 있었지!"

퀘스트를 완료하고 받은 강화의 비약 3방울이 든 유리병을 꺼냈다.

그리고

똑.똑.

멸망포식자 씨앗, 멸망개척자 씨앗에 한 방울씩 떨어트렸다.

그러자

스륵.

씨앗에 흡수되는 강화의 비약.

"오. 성공."

강화는 성공적이었다.

멸망포식자 씨앗은 한 번에 포식하는 멸망의 기운 양이 늘어났고, 멸망개척자 씨앗은 씨앗을 뱉어내는 수가 1개에서 2개로 증가했다.

그렇게 세준이 강화된 씨앗의 옵션을 확인할 때

[주변에 퍼진 창조의 기운으로 기존의 멸망포식자와 멸망개척자를 +1 강화된 멸망포식자와 멸망개척자로 진화시킵니다.]

메시지가 나타나며 주변의 푸른 기운이 멸망포식자와 멸망개척자들의 몸에 흡수되며 단체로 진화가 일어났다.

후훗. 오늘도 나의 활약이 눈부시군.

세준이 흐뭇하게 웃었다.

***

녹색탑 42층.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이 왔다냥!"

테오가 아홉 탑을 유랑하는 대상인의 봇짐에서 나오며 외치자

"어서 오십시오!"

"어서 오십시오!"

터보와 샤크가 서둘러 달려왔다.

하지만

고오오오.

서둘러 다시 멀어졌다.

"테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테오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던 오필리아 때문.

"내 소시지구이는?"

"당연히 가져왔다냥! 일단 쑥을 달라냥!"

"응. 여기."

"소시지구이 여기 있다냥!"

"테오, 고마워. 그럼 나 갈게!"

그렇게 오필리아와의 거래를 끝내고

"보고하라냥!"

테오가 터보와 샤크에게 보고를 받으며 땅문서 5개와 녹색 생명의 구슬 1개를 챙겼다.

그리고

"경매를 시작하겠다냥!"

경매로 세준의 농작물을 팔았고

"완판이다냥!"

오늘도 완판시킨 완판왕 테오.

푸후훗. 청포도 덕분에 매출이 많이 늘었다냥!

매출이 늘어나 기분이 좋은 테오가 경치가 좋은 곳에 앉아

"푸후훗. 맛있다냥!"

세준이 싸준 생선구이 도시락을 꺼내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생선구이를 먹던 중

"냥?!"

그게 있었다냥!

테오가 자신이 차고 있는 풍요의 주머니에 앞발을 넣어 씨앗을 꺼냈다.

푸후훗. 이제 마력 스트림 10개 만들 수 있다냥!

마력 스트림을 많이 만들 계획을 세우는 테오.

이유는···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 초거대 박 회장이 되는 거다냥! 그래서 시스템을 혼내주는 거다냥!

마력 스트림을 이용해 초거대 박 회장을 현신시키기 위해서.

잔뜩 기대하는 표정을 한 테오가 씨앗을 꺼낸 자신의 앞발을 바라봤다.

그러나

"냥?!"

왜 1개냥?!

앞발에는 씨앗이 1개밖에 없었다. 어제보다 크기가 조금 커진.

"이럴 리가 없다냥!"

박 회장이 나 행운 많다고 했다냥!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현실에 테오가 씨앗을 자세히 보자

[대 마력 스트림의 씨앗]

"냥?!"

이름이 다르다냥!

씨앗의 이름이 달랐다.

앞에 '대'라는 글씨가 붙어 있었고 내용에는 마력 스트림 씨앗 10개가 합쳐져 진화했다고 쓰여 있었다.

"푸후훗. 역시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인정을 받은 나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이 운이 없을 리 없다냥!"

박 회장은 이걸 알고 나에게 마력 스트림 씨앗과 풍요의 주머니를 준 거다냥! 역시 박 회장은 위대하다냥!

오늘도 세준을 찬양하는 광신도 테오.

슥.

"푸후훗. 이번에는 10개가 될 거다냥!"

대 마력 스트림의 씨앗을 다시 풍요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나

[풍요의 주머니의 기운이 다했습니다.]

"냥?!!!"

바사삭.

마력 스트림 씨앗 9개를 만드느라 힘을 다 쓴 풍요의 주머니가 빛으로 변하며 사라졌다.

"냥?! 박 회장, 레아 님이 불량품 줬다냥!"

테오가 레아의 사기(?)를 세준에게 이르기 위해 서둘러 검은 거탑으로 복귀했다.

"알겠다냥!"

서둘러 창고로 들어가 문 앞에서 대기하는 테오.

"조금만 기다려."

"알겠다냥!"

철컹.

세준이 아공간 창고의 문을 닫자

빨리 박 회장 보고 싶다냥!

테오가 대기 모드에 들어갔다.

***

검은 거탑 90층에서 80층으로 내려가는 길.

타다닥.

탑 99층에 왔다가 내려가는 실버울프의 도움으로 실버울프의 등에 올라 탑을 내려가는 슈발 18세.

"와."

여기가 이렇게 쾌적한 곳이었나?

유렌, 삐욧이와 다닐 때와는 완전히 다른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잠시 후.

"도착이다. 그럼 다음에 보지."

"네. 감사합니다."

슈발 18세를 탑 79층에 내려준 실버울프가 떠났고

"음. 저게 불싹이 님이겠지?"

달그락.달그락.

슈발 18세는 멀리 하늘에 닿을 만큼 거대한 나무를 향해 이동했다.

-네가 불싹이냐? 난 너보다 먼저 세계수가 된 선배 포도리다. 앞으로 날 선배로 잘 모시고···

세계수 선배로서 기강을 잡으려는 포도리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

근데 이거 이대로 전해도 되나?

"난 말만 전하는 거니까 괜찮겠지?"

설마 자신을 어떻게 하겠냐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슈발 18세.

하지만

"감히 저 녀석이 지금 어머니께 뭐라고 지껄인 거냐?!"

"전쟁이다!"

불싹이를 지키며 옆에서 듣고 있던 새들부터 가만있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어머니 나무를 한 번 잃은 경험이 있기에 현재 어머니 나무인 불싹이를 극진히 모시고 있는 상황.

망했다.

탑 4층 출신인 슈발 18세는 도망을 시도하기도 전에 잡혀서

"살살 묶어주세요! 뼈 부러져요!"

불싹이 앞에 패대기쳐졌다.

[다시 말해 보세요. 방금 포도리 오빠를 선배라고 부르라고 했나요?]

"네. 근데 그건 제가 말한 게 아니고···."

[시끄러워요! 안 되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불꽃이 님의 말을 안 듣는 포도리 오빠를 혼내주려고 했는데, 오늘이 그날인 것 같네요.]

세계수 회의를 열어서 포도리 오빠와 자신 중 누가 더 훌륭한 세계수인지 정해달라고 해야겠어요.

[불···]

불싹이가 세계수 회의를 열기 위해 불꽃이를 부르려 했다. 세계수 회의는 모든 세계수와 연결된 불꽃이가 있어야 하기 때문.

그때

"어머니시여! 세준 님이 오셨습니다!"

새 한 마리가 서둘러 날아와 불싹이에게 보고했다.

[세준 님이?]

그럼 세준 님한테 누가 더 훌륭한 세계수인지 정해달라고 부탁해야지.

세준은 불꽃이의 주인. 불싹이의 기준에서 세계수 회의의 권위보다 세준의 권위가 훨씬 높았다.

그리고

"당연히 불싹이가 더 훌륭한 세계수지."

세준은 불싹이의 편을 들어줬다.

왜냐하면···

포도보다 계란이 활용도가 더 높잖아.

포도로 할 수 있는 요리보다 계란으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더 많았다.

[세준 님, 감사합니다! 들었냐?! 넌 이 사실을 포도리 오빠에게 전해! 그리고 내가 더 훌륭한 세계수니까 앞으로 나 불싹이 님을 선배로 모시라는 것도.]

"넵!"

그렇게 풀려난 슈발 18세.

"아. 가기 싫다···"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 사실을 전하면 포도리에게 갈굼 받을 테니까.

그때

"푸후훗. 잡았다냥!"

슈발 18세를 잡는 구원의 앞발.

"테오 님?"

"푸후훗. 슈발 18세, 레아 님 부르면 탑 4층으로 보내주겠다냥!"

"진짜요?! 알겠습니다. 레아 님이시여! 여기 임하여 주십시오!"

슈발 18세는 일말의 고민 없이 바로 레아를 강림시켰지만

[풍요의 신 레아가 강림을 거부합니다.]

불길함의 원인이 이거였구나!

이미 불길함을 감지한 레아는 강림을 거부했다.

그러나

"레아 님한테 강림 거부하면 대리 수호신 박탈이라고 전해줘."

"네."

[크흠. 박세준이여. 무슨 일인가?]

세준의 협박에 레아는 어쩔 수 없이 강림했다.

502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박세준!

"레아 님이 주신 풍요의 주머니가 부서졌어요."

[뭐?! 내가 준 풍요의 주머니가 부서졌다고? 어떻게 했길래 풍요의 주머니가 부서진 것이냐? 내구도가 상당해서 웬만해서는 부서질 리가 없는데···]

그게 신성력이 얼마나 들어간 건데?!

흥분한 속마음과는 다르게 레아가 세준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게···이걸 넣었더니 부서졌어요."

슥.

세준이 대 마력 스트림 씨앗을 꺼내며 테오가 했던 말을 그대로 레아에게 전달하자

[그···그러니까 풍요의 주머니에 마력 스트림의 씨앗을 넣었더니 10개가 만들어졌고, 그게 하나로 합쳐져서 대 마력 스트림의 씨앗으로 진화했다는 말이냐?]

"네."

그게 돼?! 가능하냐고?!

레아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만들었기 때문에 더 잘 알았다. 풍요의 주머니로는 대 마력 스트림 씨앗을 만들 수 없다. 절대.

기껏 잘해야 마력 스트림 씨앗 한 개 복제하는 게 한계.

'이건 기적이 일어난 게 아니면 불가능해.'

레아의 말대로 기적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일.

그리고

"냥?"

이 기적은 세준과 관련된 일이면 밥 먹듯이 기적을 일으키는 테오 덕분이었다.

"레아 님, 그래서 새로운 신기가 필요해요. 이 씨앗이 들어갈 수 있는, 더 비싸고 좋은 신기로요."

"푸후훗. 그렇다냥! 레아 님,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에게 더 좋은 신기를 내놓으라냥!"

[흠. 세준아, 풍요의 주머니를 다시 만들어 달라고 한다면 10번이고 만들어 줄 수 있지만, 이 씨앗을 복제할 신기를 만드려면 최소 오성급 신기를 만들어야 하는데···그건 내 능력 밖이구나.]

세준의 요구에 레아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신들은 가진 신격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신기의 개수와 등급이 결정된다.

현재 레아의 신격은 25만 정도로 만들 수 있는 신기 개수는 3개, 등급은 2성(★ ★)까지였다.

참고로 레아의 신기 풍요의 황금 상자, 풍요의 황금빛 나무 밑동 화분, 풍요의 주머니까지 3개 모두 세준이 가지고 있었다.

풍요의 주머니가 부서졌으니, 레아의 신기가 2개로 변한 상황. 신기 1개를 새로 만들 수 있지만

문제는 등급.

레아의 신격으로는 오성급 신기를 만들 수 없었다.

새삼 힘을 모두 잃은 상태에서도 세준에게 최소 3성짜리 물건을 만들어 준 까망이 패밀리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오성급이요?"

그거 우리 까르르도 만드는 건데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세준.

"신이 그런 것도 못 해요?"

개복치들도 만드는 걸?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레아를 보자

'믿투박을 실망시킬 수는 없어!'

비전투신의 긍지는 내가 지킨다!

레아는 신격이 영구히 깎이더라도 세준의 기대에 부응하기로 했다.

[크흠! 하지만 내가 누구냐?! 내가 바로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풍요의 신 레아 님이라는 말씀! 나에게 불가능은 없느니라!]

믿투박은 항상 옳다!

마음속으로 구호를 외치며.

"오! 역시 레아 님! 화이팅!!"

세준이 레아를 응원하자

"레아 님, 화이팅이다냥!"

테오도 세준을 따라 앞발을 하늘로 치켜들며 레아를 응원했다.

[대신 두 가지 조건이 있느니라.]

"조건이요?"

업적비에 신도 배치해 드리면 되려나?

당연히 신전 관련 얘기를 할 거라고 생각한 세준.

하지만

[첫 번째는 이노스에 저장된 그대의 신성력이 필요하다. 내 신성력만으로는 오성급 신기를 만들 수 없느니라.]

레아는 다른 얘기를 꺼냈다.

신격을 가진 신이 대장장이라면 신성력은 제련되기 전의 광석과 같았다.

그리고 좋은 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광석이 많이 필요했다.

"두 번째 조건은요?"

[이걸 만들며 내 신격이 줄어들어서 아마 다른 신기들은 소멸할 거다. 그래도 절대 실망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흠···."

두 번째 조건은 좀 애매했다.

"새로운 신기도 다른 씨앗을 복제할 수 있죠?"

확인을 위해 묻는 세준.

[물론 가능하다.]

"알겠어요. 근데 제가 신성력이 있었어요?"

신성력을 사용할 최소 신격을 넘지 못한 세준은 이노스의 신성력을 전달받지 못했고

그 신성력은 이노스에 지동으로 차곡차곡 저장되고 있었다.

[그렇다. 모르고 있었느냐? 이노스에 신성력이 꽤 많이 쌓였느니라.]

그리고 테오 녀석도 우리 신전에서 매일 훔쳐 가는데···.

"그래요? 그럼 신기 제작에 신성력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이노스에 저장된 신력이 90만 정도인데, 그중 70만은 써야지 제대로 된 신기를 만들 수 있을 거다.]

원래는 이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강제로 신기의 등급을 올리면서 만들기에 소모되는 신성력이 거의 2배로 들었다.

"그럼 그냥 제 신성력만으로 신기를 제작해 주세요. 그리고 혹시 남은 건 레아 님이 가지시고요."

세준은 큰 다짐을 하는 레아의 표정으로 레아가 크게 큰 손해를 봤다는 걸 알았기에 신기를 만들고 남은 신성력은 레아에게 넘기기로 했다.

어차피 자신은 아직 신성력을 쓸 일이 없으니까.

그렇게 대화가 끝나자

오예! 신성력 굳었다! 역시 믿투박!

[그럼 신기를 제작하겠느니라!]

신성력을 아낀 레아가 기뻐하며 이노스에 저장된 세준의 신성력을 끌어와 신기 제작에 들어갔다.

우웅.

흰빛들이 모이며 덩어리를 만들었고

스르륵.

레아의 손길에 따라 모양을 만들었다. 모양은 부서졌던 풍요의 주머니와 비슷했다.

신기가 거의 완성되자

[신격 5만을 태워 신기의 등급을 올립니다.]

[신기의 등급이 3성에서 4성으로 상승합니다.]

[신격 10만을 태워 신기의 등급을 올립니다.]

[신기의 등급이 4성에서 5성으로 상승합니다.]

레아는 신격을 태워 신기를 오성급으로 만들었다.

한 시간 후.

[헉헉. 다 됐느니라.]

신기 제작에 온 신경과 신격을 퍼부은 레아가 피곤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녹색 가죽 주머니를 건넸다.

"레아 님, 감사합니다."

세준이 레아가 건네는 신기를 받자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느니라. 박세준이여. 잘 있어야 하느니라.]

레아의 강림이 풀렸다.

****

씨앗 상점 본부.

"에휴···."

레아는 강림을 풀자마자 한숨을 쉬었다.

'이제 신격이 낮아졌으니 씨앗 상점 본부에서도 큰소리 치기 어렵고···.'

레아는 '믿투박'을 외칠 때 말고는 큰소리치는 걸 싫어했다.

'애들이 나 신격 낮아졌다고 무시하면 어떡하지?'

다른 비전투신들은 레아의 능력이 아니라, 정신적 지주로서 믿고 따르기에 레아의 신격이 낮아졌다고 무시당할 일도 없었다.

그렇게 신격이 낮아지며 자존감도 낮아진 레아가 쓸데없는 걱정을 할 때

[자신의 신격으로 만들 수 없는 신기를 만들기 위해 신격을 활활 불태워 두 등급이나 높은 신기를 만드는 위대한 창조의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창조의 업적 보상으로 이명 : 신격을 태우는 신을 획득했습니다.]

[이명 : 신격을 태우는 신의 효과로 신기를 만들 때 신격을 태우는 양이 10% 감소합니다.]

[위대한 창조의 업적 보상으로 신격이 30만 상승합니다.]

레아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태운 신격은 15만인데, 얻은 신격은 30만?!

"역시 믿투박! 넌 다 계획이 있었구나!"

박세준은 알고 있었던 거야! 내가 이렇게 될걸!

레아는 세준이 자신에게 오성급 신기를 만들라고 한 게 다 이것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레아의 착각.

[오성급 신기를 만드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달성 보상으로 이명 : 오성급 신기를 만든 신을 획득했습니다.]

[오성급 이하 신기를 만들 때 소모되는 신성력이 10% 감소합니다.]

[업적 달성 보상으로 신격이 10만 상승합니다.]

그런 레아의 앞에 또 다시 나타나는 메시지.

"이건 다 믿투박의 큰 그림이었어!"

덕분에 레아의 착각은 더 깊어졌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박세준!

"묻따박! 묻따박! 묻따박!"

레아가 집 밖으로 나가며 자신이 만든 새로운 구호를 비전투신들에게 전파했다.

***

검은 거탑 79층.

[지극정성으로 만든 풍요의 주머니]

"오. 이름부터 좋네."

세준이 레아가 만든 신기의 옵션을 살펴봤다.

[지극정성으로 만든 풍요의 주머니]

풍요의 신 레아의 권능이 담긴 신기입니다.

풍요의 신 레아가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에게 선물하기 위해 지극정성으로 자신의 신격을 태워 등급을 두 단계나 올렸습니다.

안에 세 개의 주머니가 있어서 동시에 세 개의 씨앗을 복제할 수 있습니다.

주머니에 씨앗을 넣고 하루를 기다리면 씨앗이 100개로 늘어납니다.(씨앗에 따라 복제 수량과 복제에 필요한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용 제한 : 풍요의 신 레아의 인정을 받은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

제작자 : 풍요의 신 레아

등급 : ★★★★★

"오. 안에 주머니가 세 개나 있어?"

세준이 녹색 주머니의 입구를 열자, 중심에서 120도씩 갈라지는 세 개의 입구가 보였다.

톡.톡.톡.

세준이 세 개의 입구에 마력의 방울토마토 씨앗, 초월의 검은콩, 대 마력 스트림의 씨앗을 하나씩 넣자

스르륵.

[마력의 방울토마토 씨앗 100개 복제까지 1일]

[초월의 검은콩(+2) 15개 복제까지 1일]

[대 마력 스트림 씨앗 1개 복제까지 7일]

주머니 옆면에 나타나는 글씨.

'흐흐흐. 근데 오성급 신기가 다르긴 다르네.'

세준이 신기 지극정성으로 만든 풍요의 주머니를 살펴보며 웃고 있을 때

꼬르르륵.

꼬르르륵.

세준과 테오의 배에서 동시에 소리가 났다.

"어?! 나 왜 이렇게 배고프지?"

"박 회장, 나도 이상하게 배고프다냥!"

세준과 테오 둘 다 점심을 먹었고, 내려온 지 3시간 정도 지났다.

오후 네 시 정도 된 시간. 아직 배고플 때가 아니었다.

그때

[저···세준 님, 이제 정신이 돌아오셨어요?!]

불싹이가 세준에게 물었다.

"응? 정신이 돌아왔다니 무슨 소리야?"

[두 분, 7일 동안이나 여기 계속 서 계셨어요.]

"내가 일주일이나 여기 서 있었다고?!"

"냥?! 내가 말이냥?!"

영문을 모르는 세준과 테오

사실 레아의 신기 제작은 한 시간이 아니라 7일이 걸렸지만, 레아의 신기 제작을 구경하던 둘은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

"그럴 리가 없는데···."

꼬르르륵.

일단 배부터 채우자.

철컹.

세준이 서둘러 먹을거리를 꺼내기 위해 아공간 창고를 열자

끼히힛.낑!

[히힛. 매일 먹고 자니까, 너무 좋다!]

안에는 바닥을 뒹구는 뚱돼지가 된 까망이 패밀리가 보였고 바닥은 완전히 난장판이었다.

세준이 없는 일주일 동안 아공간 창고에서 신나게 먹고 놀며 파티를 한 것.

이것들이···

혼낼 힘도 없는 세준은 테오와 서둘러 육포와 츄르를 먹으며 배를 채웠다.

***

검은 거탑 99층.

꿰엥!꿰엥!

[아빠가 일주일 동안 집에 안 들어왔다요! 꾸엥이가 찾으러 간다요!]

아빠랑 큰형아가 위험한 게 분명하다요! 꾸엥이가 구해야 한다요!

세준이 돌아오길 7일 동안 뜬눈으로 지새운 꾸엥이가 도시락 가방을 메고 세준을 찾으러 나섰다.

503화. 나 마왕 루트 타고 있었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