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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장. 자매의 정을 생각해서

806장. 자매의 정을 생각해서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려 보니 정자 앞에 누워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강대설이 그쪽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저 사람은, 소석이 아닌가?

날카로운 비수 하나가 소석의 심장 부근에 박혀 있었다. 옷 위로 새빨간 선혈이 줄줄 흘러나왔다. 소석의 몸은 이미 뻣뻣하게 굳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으며, 크게 뜬 두 눈은 감지도 못한 채였다. 소석은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이 죽게 되는지도 알지 못했다.

땅바닥에 쓰러진 몸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소석의 얼굴에는 아직 혈색이 남아 있었으나, 입술은 점점 창백하게 질려갔다.

강대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앞을 바라볼 뿐이었다. 주위에 있는 건 모두 그녀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소석이 왜 죽었단 말인가?

저 비수는 어젯밤 그녀가 소석에게 준 것이었다. 그리고 그 비수로 진운서를 찔러 죽이라고 명했다. 그런데 정작 죽게 된 이는 진운서가 아니라 소석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진운서는 수행원 한 명만을 데리고 온 게 아니었다. 아마 비밀 시위가 그 뒤를 따르고 있었을 것이다.

어쩐지 그렇게 침착하더라니, 이미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아주 좋은 계획을 세웠구나. 물론 그 계획의 끝은 바로 날 죽이는 것이겠지?”

그러나 소석의 죽음은 진운서가 예상한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폐위된 태자의 측비라고 해도 그녀를 어찌 처분할지는 황실에 맡겨야 했다. 진운서에겐 소석을 처형할 권한이 없었다.

이는 곧 다른 사람이 이 일에 가담했음을 의미했다.

“자매의 정을 생각해서 시신은 온전히 남겨줄게. 죽은 모습이 그리 처참하지는 않을 거야.”

진운서는 강대설에게 같은 말을 돌려주었다. 세상의 선악이란 모두 머릿속에 있는 피상적인 것일 뿐이었다.

“외숙부에게 할 말이 없다고 했지? 외할머니께는? 할머니는 어려서부터 너를 옆에 끼고 키우셨어. 그런데 한마디도 남길 말이 없다고?”

진운서가 거듭 확인하듯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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