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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장. 숨는 걸 허락하지 않겠다

778장. 숨는 걸 허락하지 않겠다

마차의 차축이 돌아가기 시작하자 추동은 얼른 구석으로 옮겨가 초름경과 멀리 거리를 벌렸다.

“데려다줄 필요 없습니다. 난 도성까지만 가면 돼요.”

주무책은 그녀에게 며칠 동안 휴가를 주었다. 이 기간 동안 초유리를 보러 가는 것 외에는 나머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추동은 진운서를 찾아갈 생각이었다. 제나라 도성에서 진운서는 그녀의 가장 친한 벗이었다.

“어디에 머무느냐?”

초름경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려는 게 분명해 보였다.

추동은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곧장 대답했다.

“내가 어디에 머물든,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입니까?”

그런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초름경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

“숨는 걸 허락하지 않겠다.”

추동은 그 말이 몹시 불쾌하게 들렸다.

초름경은 추동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그런 행동을 그만둔 것이다.

이때 추동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폐하께선 그렇지 않아도 처리할 정무가 많으신 분입니다. 게다가 저의 군주도 아니시니 제게 명령할 자격은…… 읍!”

추동의 눈빛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미쳤어. 초름경은 미쳤다고!’

순간 사내의 향기가 훅 밀려오며 추동의 온몸을 제압했다. 초름경은 그녀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초름경은 한참 뒤에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추동의 귓바퀴와 뺨이 온통 빨갛게 달아올랐고, 머리는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윙윙거렸다.

“짐이 네게 명령할 자격이 없다고?”

가벼운 목소리에 추동은 더욱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당신이 무슨 자격이 있는데 그럽니까?’

하지만 추동은 감히 그럴 수 없었다. 설령 그녀가 무술을 연마한 장군이라고 해도, 초름경 역시 실력이 비범한 무인이었다. 그녀 혼자서는 어떻게 해도 초름경을 이길 수 없었다.

게다가 이곳은 제나라의 땅이었고, 마차 역시 싸우기엔 너무 좁았다.

“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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