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장. 얼른 따라오지 않고
“언연 소저, 정말로 필요 없어요?”
장천이 다시 온화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고로 여인들은 모두 이런 물건을 좋아했다. 그런데 왜 그녀는 받으려 하지 않는단 말인가?
그가 붓이나 먹, 종이, 벼루 같은 것을 사주었을 때는 그녀도 선물을 받았었다. 그런데 유독 이런 건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한가한 시간에 여러 상점을 돌아다니며 직접 그녀를 위해 직접 옷을 골랐다. 만약 몸에 맞지 않는다면, 가져다가 바꾸면 되는 일이었다.
이렇게 큰 도성에서 장천이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진언연 한 명뿐이었고, 그녀도 매번 참을성 있게 그를 상대해줬다.
지금껏 장천을 이렇게 대해준 소저는 없었다. 아내를 잡아먹을 팔자라는 소문 때문에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그를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언연은 그러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껏 그런 식으로 그를 대한 적이 없었다.
사실 그 소저들의 죽음은 정말로 그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세상에 그런 공교로운 일이 몇 번이나 겹칠 수 있다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장천과 혼약을 맺은 사람들은 모두 호수에 빠져 죽거나 병에 걸려 죽었다. 그런데 장부는 혼인 예물에 들어간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장천이 막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진언연이 누군가를 불렀다.
“운서 언니.”
그 목소리와 함께 그는 앞으로 걸어가는 진언연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곧 화려한 마차 한 대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마차는 그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몹시도 정교하고 섬세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도성에 온 지 몇 달이 지났으니 장천도 그간 비싸고 화려한 마차들을 적잖이 봤었다.
그러나 그중 이 마차와 견줄만한 건 단 한 대도 없었다.
‘대체 어느 관저의 마차일까? 가만 보자, 방금 운서 언니라 했지? 그렇다면 정북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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