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5장. 내 모습이 어떤가요?
아까의 충격에서 벗어난 진지지가 웃으며 음식을 집어 아이들의 그릇에 놓아주었다.
진묘는 주변 사람들은 상관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밥만 먹었다. 그녀는 더는 주변을 둘러보지 않았고, 진언연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진묘는 아직도 아까 했던 생각에 완전히 잠겨 있었다. 깊은 부러움과 함께 심각한 무력감이 몰려왔다.
사내의 신분을 알기 전, 그녀는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 내에 그에게 다가갈지를 망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헛된 꿈이었다. 아니, 어쩌면 꿈조차 꿀 수 없는 상대라고 말해야 할지도 몰랐다.
향만루의 음식은 매우 독특했으며, 도성의 것 외에 강남의 요리도 적지 않았다.
잠시 후, 좀전의 사건을 모두 잊고 음식을 먹던 아이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맛있다고 외쳤다. 정적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좌중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 * *
1층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과는 달리, 소근언이 도착한 후 2층에서는 순식간에 모든 대화가 멈추었다.
갑자기 나타난 사내는 기개가 넘치고 위풍당당했으며 온몸에서 고귀한 기운이 넘쳐흘렀다. 옅은 남색 홑옷에 가려진 사내의 몸은 몹시 건장했다. 게다가 그의 눈매는 날카로우면서도 진지해 보였다.
순간 모두가 말을 멈추었고, 부인들도 눈을 크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조영미는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졌다. 그러다 사내의 신분을 바로 알아맞히고는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눈앞에 서 있는 이 사내는 분명 이름난 고관대작일 것이다.
“형이 동생, 이 사람이 바로 자네가 말한…… 시골뜨기인가?”
가장 관록이 많이 쌓인 큰형님이 넌지시 물었다. 깊은 의혹이 담긴 마지막 한마디를 뱉을 때는 말투마저 느릿해졌다.
저 모습이 어딜 봐서 시골뜨기란 말인가. 누가 봐도 세가의 공자 아닌가?
진형은 소근언이 찾아오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꾸미고 올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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