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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장. 그렇게 잘난 체를 하더니

370장. 그렇게 잘난 체를 하더니

초유리의 막사에 도착한 진운서는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이런 소리를 듣게 되었다.

“막지 마라. 본 공주는 그를 찾아가서 끝장을 봐야겠다!”

초유리가 말하는 ‘그’가 누구인지는 오래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끝장을 볼 때 보더라도, 지금은 아니에요.”

진운서가 장막을 걷고 안으로 들어가며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손을 휘휘 저어, 안에 있던 궁녀 두 명에게 그만 물러가라는 뜻을 표했다.

“여기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다. 알겠느냐?”

그녀의 엄숙한 목소리에, 궁녀들은 다급히 몸을 굽히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막사 밖으로 물러났다.

초유리의 곁으로 다가간 진운서는 고개를 숙이고 흥분한 그녀가 쥐고 있던 물건을 빼앗았다. 그건 바로 비녀였다.

“운서야. 이리저리 고심한 끝에 드디어 뭐가 잘못된 건지 깨달았어. 주무책은 흑곰을 잡은 다음, 갑자기 나한테 겨울옷을 지어준다고 했지. 이유도 없이 아첨할 사람이 아니잖아. 뭔가 간악한 흉계를 부리려는 게 틀림없어!”

화가 치밀다 못해 두통까지 생긴 초유리는 손을 들어 연신 자신의 명치를 쓸어내렸다.

“이제 사람들은 모두 내가 그자를 마음에 두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내가 그런 망신을 당하고 나서 억지로 화를 삼키며 괴로워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운서 너뿐이지. 하지만 그건 주 태자 앞에서 내 춤을 뽐내지 못해서도 아니고, 강대설에게 질투가 났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라고!”

초유리가 다시 막사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것을 보고서도 진운서의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주 태자의 막사를 찾아가는 건 아무 소용도 없어요. 그러시면 소문들이 더욱 거세게 퍼질 뿐이죠.”

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들어 초유리를 자리에 눌러 앉힌 뒤, 그녀의 발목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초유리의 발목은 약을 바른 후 면포로 둘둘 감겨 있었다.

“더 무리한다면 부기가 심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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