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장. 바쁘지 않은 모양이오?
소근언을 발견한 진산원이 즉시 몸을 굽히고 예를 올렸다.
“소 총병을 뵙습니다.”
사마국은 병부의 통제를 받지 않았지만, 그래도 병부와 아주 관계가 깊었다. 말이 병에 걸리면 병부 사람들은 곧장 말을 사마국으로 보내어 보살피도록 했다.
진산원은 어쨌든 진부의 사람이고, 소근언 역시 신분이 높다는 이유로 거드름을 피우는 성격이 아니었다. 소근언이 즉시 손을 내밀며 말했다.
“얼른 일어나세요. 이렇게 예의 차리실 것 없습니다.”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오른손으로 진산원을 부축해 일으켰다.
진정 역시 총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무런 관직도 없는 그는 언젠가 주루에서 빈둥거리다 귀동냥으로 소근언의 이름을 접한 적이 있었다. 소 총병이라면 바로 요즘 도성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사내가 아닌가!
아들의 앞날을 생각한 그는 즉시 이전의 격의 없던 태도를 거두고 대단히 공손한 자세로 말했다.
“누군가 했더니 소 총병이셨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진 태부의 동생 되는 사람입니다.”
소근언은 이전부터 진부에 두 방이 있으며, 진 태부가 유일한 동생인 이 이방 노야에게 무척 잘해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게다가 이방 노야는 서아의 숙부이기도 했다.
이렇게 가까운 사이이니, 앞으로 서아와 혼인하면 이 이방 노야와도 한 가족이 될 터였다.
소근언은 오늘 평소와 달리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는 입가에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듣자 하니 술을 좋아하신다지요? 오늘 제가 가져온 이 술도 좋아하십니까?”
진형 역시 당연히 소근언의 입가에 걸린 미소를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 미소를 보자 오히려 그는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왜 웃는 거지? 오늘 진부에 온 게 정말로 지난번의 답례를 하기 위해서인가?’
진형은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소근언을 살폈다.
그때 진정이 그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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