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장. 확실히 해야 할 것
그 시각, 진운서는 사람들을 따라 아숙과 함께 왕부(王府)로 향하고 있었다.
“이미 죽은 사람이 반란에 가담했을 리도 없잖은가. 정말 가산을 압류하는 거라면 이전에 저지른 잘못이 밝혀진 건가?”
진운서의 말에 아숙이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일이 이렇게 된 데는 분명 미심쩍은 사정이 있을 것이고, 그 사정은 어쩌면 아주 간단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반드시 원인을 밝혀 황제께 보고를 드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희생양이 필요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한때 광산의 책임자였던 왕삼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알맞은 희생양이었다.
두 사람이 왕부에 도착했을 때 대문 앞은 구경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왕삼의 식구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병사들에게 붙잡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하늘이 떠나갈 듯 통곡했다.
이윽고 수없이 많은 검은 상자가 줄지어 대문 앞으로 옮겨졌다. 상자를 가지런히 늘어놓고 수를 세어보니, 모두 열다섯 개였다.
“왕삼이 요 몇 년간 광산에서 적지 않은 이득을 보았다지? 그렇다면 안에 든 것은 모두 금은보화인가?”
“쯧쯧, 그놈이 가짜 장부를 만들었다지 뭔가. 진짜 장부는 집에 숨겨놓았을 테니 당연히 가산을 모두 압수해야지. 듣자 하니 소 도사가 이 일을 알아냈다는군.”
“그 소 도사라는 사람 정말 심지가 대단하군그래. 듣자 하니 온몸이 근육으로 뒤덮인 건장한 사내라던데. 더 신기한 건 얼굴도 아주 잘 생겼다더군!”
이윽고 화제는 소근언에게로 옮겨갔다. 떠들썩한 가운데 사람들의 호기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었다. 땅에 무릎을 꿇고 울부짖고 있는 왕가의 사람들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생전에 그렇게 나쁜 일을 많이 저지른 사람의 집안이 가산을 몰수당하게 되었으니 경사나 다름없었다. 왕삼의 가족들이 불쌍하긴 하지만, 그것도 왕삼의 죗값을 대신 갚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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