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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장. 이 씨 부인

108장. 이 씨 부인

‘황후’라는 말을 듣자마자 소여옥의 얼굴을 가득 채웠던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녀는 이불을 두 손으로 꽉 잡아당기며 분개했다.

“가지 말거라.”

그녀의 버팀목이었던 적도 없었던 사람을 찾아가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마 황후는 소석이 아프든 말든 상관도 하지 않을 것이다. 태의가 이렇게 늦는 이유도 다 윗사람들이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만약 태자 전하께 일이 생겼더라면……. 아니지, 그분은 황후마마의 친자식도 아니니, 그렇다 해도 다르게 행동하진 않았을 거야.’

이 순간 소석은 자기 자신을 몹시 가련하게 여기며 초봉가를 원망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를 동정하기도 했다.

훗날 대제의 황제가 될 고귀한 태자라고는 하나, 아직 제위에 오르지도 못한 그에게 대체 무엇이 있단 말인가? 생모는 죽은 지 오래고, 생모의 친정도 한참 전에 권세를 잃었다.

여기서는 의지할 곳이 아무 데도 없지만, 적어도 소석 자신의 뒤에는 소부가 있다. 어쨌든 부모님은 모두 그녀의 편에 서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소석은 돌연 미소를 지었다. 소리를 전혀 내지 않고 가볍게 입가에 머금기만 하는, 아주 옅은 웃음이었다. 옆에 있던 여종은 그런 소석의 모습을 보곤 몹시 두려워졌다.

‘마마가 왜 저러시지? 왜 저렇게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으시는 거야?’

“태자 전하도 지금은 나를 외면하고 계시지만, 언젠가는 내게 잘해줄 수밖에 없을 거야. 정말로 진부가 태자 전하를 도울 거라 생각하느냐? 흥, 그분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야.”

소석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 어쨌든 소부는 조상 대대로 황제를 모셔왔고, 지금까지도 조정에서 벼슬을 하는 가문이었다. 그래서 조상의 신주를 모신 소부 사당 앞에는 아직도 선황제가 친필로 쓴 현판이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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