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6화. 사랑을 저버리진 않아 (1)
“내가 널 바라본 세월보다 짧아서 그런 건 아니고?”
용경이 여전히 동의하지 않자, 천월이 그를 보며 정색을 하고 말했다.
“내가 엽청이었다면 남강과 남량을 합병시킬 거예요. 애초에 남강은 남량에 예속된 한 집안처럼 가까운 나라잖아요. 남량국 왕태자는 장차 남량국왕이 될 것이고, 엽청은 남강여왕이 될 테니 이 두 후계자가 힘을 합쳐 두 나라도 하나가 되면 나쁠 것도 없는 결과잖아요.
어쨌든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남강을 지킬 수 있고 백성들도 고통 받지 않을 수 있죠. 남량은 현재 다음으로 강력한 제2대국인데 진 승상과 진옥경이 아무리 천성의 비호를 받고 있다한들 과연 두 나라와 싸움이 될까요? 막을 수나 있을까요?”
용경은 깊은 눈빛으로 천월을 바라보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역시 너다운 생각이구나. 하지만 네가 말한 방법으로는 남강은 지킬 수 있어도 남량에 합병되면 이제 남강의 국호는 영원히 사라질 거야.”
천월이 눈썹을 까딱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나랑 엽청의 차이겠죠. 큰 물결이 모래와 자갈을 씻어내듯, 천하가 변하면 남강 같은 소국은 조만간 모두 다 무너지게 될 거예요. 설마 남강이 정말로 천하를 제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주술로 천하를 장악할 수 있을까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에요. 남강은 조만간 큰 파도에 휩쓸려 존재하지도 않게 될 거예요.”
용경은 다시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네 말을 들을수록 내가 널 만난 건 참 큰 복이란 생각이 드는구나. 엽청 공주를 만난 예 태자는 복이 없었던 것이고.”
그때, 천월이 갑자기 고개를 숙인 채 매우 쓸쓸하게 말했다.
“전생에선 나 역시 엽청과 같은 생각이었어요.”
“응?”
용경의 얼굴에 피었던 미소가 싹, 걷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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