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화. 네 한 마디에 달렸다 (3)
천월은 용경이 운리와 완전히 떠난 것을 보고서야 나른하게 침상에 누웠다. 그러다 무료하다는 생각에 책 한 권을 가져와 몇 장 읽다가 재미가 없어 다시 내려놓았다. 눈을 감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침상 위에서 한동안 괴로워하던 그녀는 결국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를 쳤다.
“능련, 이설, 들어와 봐!”
대답과 함께 두 사람이 문을 밀고 들어오자 찬바람도 함께 밀려들어왔다.
천월은 흔들리는 발 사이로 머리를 내밀곤 두 사람에게 물었다.
“화생에게서 소식이 왔어? 오라버니는 남량에 안전히 도착했대?”
능련은 고개를 저었다.
“화생에게서 소식이 오긴 했지만, 예 태자전하께선 아직 남량에 도착하지 않으셨답니다. 하지만 이미 천성 경계를 벗어나 봉황관도 100리 정도 지났다고 합니다.”
천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폭우가 내리고 큰 재해가 일어났는데 폐하는 오라버니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으신가봐. 천성 경계만 넘어 남량에 도착한다면 오라버닌 안전할 거야.”
능련은 고개를 끄덕인 뒤 천월에게 물었다.
“아가씨, 화생과 홍각 사람들을 불러 올까요?”
천월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라버니가 도착하면 다시 얘기하자. 폐하는 워낙 의뭉스러운 분이시니, 우린 무슨 일을 하던 반드시 신중하게 대처해야 해. 폐하께서 가장 해이해진 때에 우리가 손을 쓴다 해도 그 일이 성공할 거라 장담할 수 없어. 더군다나 천성은 큰 수해를 당했지만, 남량은 안전하다니 분명 마음이 급해져 무슨 일을 내실 거야. 틀림없이 남량 왕태자에게 손을 써 남량을 혼란스럽게 할 테지.”
능련도 일리 있다는 생각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곧 천월이 잠시 또 생각하다 물었다.
“듣기로는 서연의 재해도 매우 심각하다던데, 호국 신녀의 책임이 크겠네. 최근 서연에서 무슨 소식이라도 있었어? 예를 들면 셋째 공자에 관해서라든지.”
능련이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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