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8화. 고산유수 (4)
야경염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듯 부서진 금을 바라보다, 결국 크게 대노하며 마차를 향해 손을 휘둘렀다.
“나약한 미남! 감히 이 소왕의 금을 부수다니! 살고 싶지 않은 겁니까?”
야경염의 장풍은 무척이나 거셌다. 그러나 그가 막 손을 휘두르려는 찰나, 천월이 잽싸게 소매 속에서 붉은 비단을 날려 장풍을 막았다.
“염 오라버니, 이건 제 마차예요. 오라버니께서 망가뜨리시면 전 뭘 타나요?”
그에 야경염도 동작을 멈추고 죽일 듯 마차만 노려보았다.
“참으로 가증스럽구나!”
“맞아요, 원래 저렇게 가증스러워요. 진작 알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 어쨌든 연주를 들으셨으니 그냥 넘어가줘요.”
천월이 피식, 한번 웃으며 야경염을 쳐다본 뒤 조용히 이야기했다.
“월 누이, 정말로 저 자의 편이구나!”
야경염이 불만스럽다는 듯 천월을 쳐다보았다.
그때, 용경이 마차 안에서 아주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제 편을 들지 설마 소왕야의 편을 들겠습니까. 염 소왕야,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월이는 제 여인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오늘은 한 곡 들을 수 있게 해드렸지만 또 한 번 월이가 소왕야께 연주해주는 걸 듣는 날엔 망가지는 건 금이 아닐 것입니다.”
“월 누이가 세자의 여인이라고? 하! 뻔뻔스럽기는! 진짜로 월 누이가 경 세자의 여인이 되거든 그때 다시 말씀하십시오!”
야경염이 손목을 한번 움직이며 천월을 향해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바보야, 세상에 좋은 사내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 저런 흑심 가득한 자식에게 꽉 붙들려 매여 있는 것이냐?”
천월은 붉은 비단을 거두며 야경염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꽉 붙들려 있는 것도 나쁠 건 없어요!”
야경염이 코웃음을 쳤다.
“중독이 돼버렸구나.”
“네, 맞아요! 용경이란 독에 중독된 것이지요.”
천월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성문 쪽을 보고 웃음기를 거뒀다.
“염 오라버니, 드디어 기다리던 사람이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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