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화. 시도해 보세요 (3)
야경염은 곧 입술을 삐죽이며 아무것도 개의치 않다는 듯 말했다.
“월 누이, 누이도 나약한 미남이 두렵긴 한가 보구나! 겁날게 뭐 있느냐? 누이도 나도 마음에 담아두는 것이 아닌데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이냐?”
“그래도 안돼요!”
천월이 고개를 저었다. 누가 뭐래도 용경은 마음에 담아둘 것이 분명했다. 자신과 야경염을 그린 그림, 그것을 알게 된 용경……. 생각만 해도 오한이 느껴져 천월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려주겠다고 대답했어도 애초에 제대로 그릴 수조차 없을 것 같았다.
“그럼 태자 형님과 진옥경으로 그려줘. 형님에게 그려준 것과 똑같이.”
야경염이 손을 내저었다.
“온종일 태자전하와 진옥경으로 된 72장의 색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아요?”
천월이 눈썹을 치켜떴다.
“누가 온종일 가지고 있을 거라더냐? 그냥 잠깐 보려는 것뿐이야.”
야경염이 소리를 높였다.
“그럼 태자전하를 찾아가 그냥 보여 달라고 하지 그래요?”
천월은 시간을 들여 그린 그림을 잠시 보고 없애버린다면 너무 아까운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자신의 감정까지 헛되이 소모되는 것 아니던가.
“태자 형님은 몸에 지니고 다니며 잠시도 꺼내놓지 않아! 얼른 그려다오. 기껏해야 내가 갖고 있을 건데 누구를 그리든 무슨 상관이야? 내가 본다는 것에 뜻이 있는 것이다. 그것도 누이가 그려주는 거니 소중히 여길 거야.”
야경염이 재촉했다.
“그래요!”
예술을 저렇게나 절실히 갈망하다니, 천월도 그 마음을 딱히 공격할 생각이 없어 이내 순순히 붓을 들었다.
야경염은 곁에서 선지에 그림을 그리는 천월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천월은 순식간에 간결한 필치로 묘사를 해냈다. 간단했지만 생생한 느낌이었다. 잠시 뒤 눈 깜짝할 사이 그림 한 폭이 완성되었다. 야경염은 천월이 건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곧장 그림을 들고서 탄복을 했다.
“월 누이! 정말 대단한데? 천하제일 화공도 누이를 이길 순 없을 거야!”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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