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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화. 걸교(乞巧) (2)



267화. 걸교(乞巧) (2)

조 어멈의 말에도 천월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조용히 거울만 바라봤다.

그런 뒤 차츰 정신을 차리고 매일 자신의 머리를 만져주던 용경의 손길을 기억해내고, 엉켜있던 머리를 빠르게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옥비녀를 머리에 꽂은 후에야 천월은 천천히 일어나 탁자 앞으로 갔다.

탁자 위의 요리들은 자죽원에서 먹던 음식의 맛을 따라가지 못했다.

천월은 다시금 무거워진 마음에 요리들만 멍하게 내려다봤다.

“아가씨, 왜 그러십니까? 소인이 내온 음식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요 며칠 식사를 못하셔서 혹시나 탈이 나실까 소화가 잘되는 음식들로만 준비했습니다. 마음에 안 드신다면 얼른 다시 만들어 오도록 하겠습니다.”

조 어멈이 멀거니 앉아만 있는 천월을 발견하고 걱정스레 말했다.

“아니야, 마음에 들어.”

천월이 다시 젓가락을 들자, 조 어멈은 그제야 안도하며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머지않아 다시금 누군가 방 안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천월은 영 내키지 않는 식사를 하다,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젓가락을 바닥에 내동댕이친 천월은 벌컥 소리를 질렀다.

“무슨 볼일이 왜 그렇게 많아? 왜 자꾸 신경 쓰이게 하는 거야?”

“월 누이! 깜짝 놀랐잖느냐. 난 오랜만에 찾아온 것인데 내가 언제 널 자꾸 신경 쓰이게 했다는 거냐?”

야경염이 문을 붙잡고, 천월을 돌아보며 미소를 그렸다.

천월은 순간 얼이 빠져서, 매우 어리둥절한 눈으로 물었다.

“염 오라버니? 무슨 일이에요?”

“며칠 못 봐서 널 보려고 왔지.”

야경염이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뒤로 주렴이 흔들리며 맑은소리가 울려 퍼졌다.

야경염은 곧 천월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침부터 왜 그리 화를 내는 것이냐? 누가 널 화나게 한 거야?”

천월이 픽,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야경염은 조금도 믿지 않는 듯, 천월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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