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화. 하늘을 덮다 (2)
천월은 한동안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야 담담히 말을 이었다.
“좋아해서 안 될 건 없지 않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
황후가 물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접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천월이 대답했다.
그제야 황후의 안색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황후는 계속해서 천월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월아, 마음을 접는 것이 가장 좋다. 폐하께선 네가 영 왕가로 시집가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초대 황제폐하와 태종 황제폐하 이후, 야씨 황실과 영 왕가 영왕들 모두가 운 왕가 여인들을 아내로 맞고 싶어 했다.
하지만 초대 황제폐하의 유훈을 보다 정확히 하고, 운 왕가 서출도 많아 혼란을 막기 위해 오직 운 왕가의 적녀만이 입궁하도록 정해졌다. 그러나 이 유훈이 폐지됐다고 해서 네가 영 왕가로 시집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운 왕가 여인들은 절대로 영 왕가로는 시집갈 수 없다.
경 세자가 널 특별히 대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며칠 전 오문 밖에서 네가 필사적으로 유훈을 폐지하고 이후 영 왕가에 머물며 요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둘 사이에 분명 무언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지. 이 고모 눈에도 그리 보이는데, 폐하께서 이를 모르실까.
경 세자처럼 그리 총명한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구나. 너와 함께 있으면 분명히 소문이 날 텐데. 경 세자가 영 왕가와 운 왕가가 이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걸 모를 리도 없고.
폐하께서도 너희 둘이 함께 있는 걸 절대 가만두지 않을 분임을 잘 알 텐데, 설마 폐하의 뜻을 거역하려는 것이냐?”
그 순간 천월은 용경이 자신과의 혼인을 위해 시해도 감수하겠다고 말하던 것이 떠올랐다.
“천경은 진옥경과 혼인을 하겠다고 한 일로 폐하의 마음을 잃었다. 하지만 폐하께선 태자를 폐위시키지 않고 당분간 지켜만 보실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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