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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화. 누가 더 좋아하는가? (1)



261화. 누가 더 좋아하는가? (1)

천월의 눈에도 더욱 힘이 들어갔다. 용경의 얼굴은 본연의 하얀색을 넘어 비정상적으로 창백해져 있었다. 하지만 천월은 계속 차갑게 말을 이었다.

“왜 놓지 않는 건데요? 매번 날 괴롭히고 나한테 화를 낸 것도 모두 날 밀어내려고 그런 거 아니었어요? 결국 경 세자 바람대로 된 것 아니냐고요!”

용경은 대답 없이 천월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천월은 잠시 용경의 진한 시선을 피해 하늘로 고개를 돌렸다.

햇살이 천월을 따뜻하게 감싸줬지만, 제 손을 잡고 있는 용경의 온도는 아주 시원했다. 아니, 시원하다기 보단 서글프고 시린 느낌이라 해야 할까. 떨고 있는 용경의 마음도 이 손을 통해 뼛속까지 침투하는 느낌이었다. 천월 역시 자신을 향한 용경의 너무도 깊은 마음을 절절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 순간 천월은 처음으로 제 감정에 의문을 품게 됐다.

용경이 천월에게 원하는 건 단순히 좋아한다는 감정을 넘어선 매우 깊고, 진한 마음이었다. 지금 천월의 손으로 느껴지는 용경의 절절한 마음……. 천월도 지금 용경으로 인해 비로소 이런 감정을 알게 됐지만 자신도 역시 용경에게 이런 마음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

이는 야천일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한 생각도 아니었다. 기억나지 않는 야천일과의 지난 과거를 배제하고라도 정말 순수하게 이 용경을 위해, 단순한 호감이 아닌 그보다 더 깊은 마음을 줄 수 있을지 망설여졌다.

요 며칠 용경과 함께한 날들은 정말 꿈속을 노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기에 용경과 함께 하면서도 늘 이 달콤한 꿈에서 깰까 두려웠다. 하지만 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꿈은 단숨에 깨져 저 바람너머로 흩어졌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용경이 홀연 손을 끌어 천월을 자신의 앞으로 돌려세웠다. 천월의 눈에 짙은 안개가 낀 것 같은 용경의 눈동자가 드리웠다.

천월은 촉촉이 젖은 용경의 눈을 빤히 올려다보며 그를 처음 봤을 때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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