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화. 원앙희수(鴛鴦戏水) (2)
천월은 용경을 흘겨보다가, 이내 밖을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야, 청상. 잘했어, 마음에 들어! 안목이 참 좋은걸?”
“천월 아가씨가 좋아하시니 소인도 기쁩니다!”
청상이 말했다.
천월은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용경을 바라보았다. 천월은 청상을 위해 따뜻한 말을 건넸지만 사실 청상의 말을 믿지 않았다. 용경의 지시가 아니고서야 청상처럼 섬세하고 세심한 여인이 일부러 이렇게 번거로운 옷으로 골라 가져왔을 리가 없었다.
“어서 나오너라. 내가 옷 입는 것을 도와줄게.”
용경은 천월의 어두운 낯빛은 아랑곳 않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필요 없어요! 어떻게 입는지 알려주면 내가 입을게요.”
천월은 앞으로 매일 이렇게 타인의 손을 빌려야 한다면 마음편한 날이 없으리란 생각에 스스로 해보고 싶었다.
“허기지지 않느냐? 난 궁에서 식사는 별로 못하고 술만 많이 마셨더니 공복이라 무척 배가 고프다. 지금 옷 입는 것을 배운다면 반 시진은 더 걸릴 것 같은데, 꼭 지금 배워야겠느냐?”
용경의 물음에, 천월은 말없이 미간만 좁혔다.
“부끄러운 것이냐?”
“누가 부끄럽데요? 정말 군자답지 못하네요!”
곧이어 용경이 생글생글 웃으며 묻자, 천월은 곧바로 발끈했다. 그리고 천월은 어차피 다 본 몸이란 생각에 그대로 일어나 물에서 나왔고, 용경이 든 옷을 가져와 서둘러 몸을 가렸다. 이내 천월이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어서 일어나서 옷 입는 거 도와줘요!”
“알겠어.”
용경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용경이 천월의 옷을 쥐자마자, 천월은 더 꽉 옷을 쥐고서 놓아주질 않았다.
“네가 이러면 어떻게 옷을 입혀줄 수 있겠느냐.”
그에 천월이 천천히 손을 놓았지만, 용경은 이번엔 외려 천월의 옷을 잡지 않았다. 그 바람에 옷은 그대로 천월의 몸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갔고, 가려졌던 야명주의 빛이 환하게 빛나며 천월의 몸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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