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주옥같은 말 (3)
“천월, 너 역시 은위가 있지 않느냐! 경 세자와 네가 은위 12명을 죽이는 동안, 내 아들 소탁은 그저 제 은위가 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어진 효친왕의 격노에, 천월이 서늘한 눈빛으로 곧장 대답했다.
“제 은위는 한명인데, 어떻게 12명을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다행히 때마침 경 세자가 나타나 그들에게 그만하라고 권고했지만, 멈추지 않고 절 계속 공격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큰일로 번진 것입니다.”
“운천월……! 거짓말 말거라!”
효친왕은 격렬한 진노로 제대로 말조차 잇지 못했고, 천월만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나 천월은 남몰래 코웃음을 치며, 황제를 향해 분명히 이야기했다.
“폐하, 무엇보다 제 고모부님으로서 이 조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그날 전 조부님의 뜻에 따라 일찍이 영 왕가로 글자를 배우러 가던 중이었습니다. 한데 영 소왕야가 갑자기 은위를 대동하여 나타나 제 마차를 막고 절 살해하려 했습니다.
효친왕 전하의 말씀처럼 단순 싸움에 불과했다면 적어도 제게 사과는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허나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소왕야는 제게 사과 한마디도 없었을 뿐더러, 영 소왕야의 아버님, 효친왕 전하께선 지금 절 살기어린 얼굴로 노려보고만 계십니다.
덕망이 높아 폐하의 두터운 신임을 얻는 효친왕 전하께서 일의 시비도 가리지 않고 다시 제게 살기를 드러내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물론 전 고집불통에 안하무인이긴 하나, 영 소왕야처럼 눈 하나 깜짝 않고 살인을 하려 한 적은 없습니다. 태어나 한 번도 이처럼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은 한 적이 없단 말입니다!”
“하! 사람의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그럼 망춘루에 불을 내 수백 명의 사람을 죽게 만든 일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
효친왕이 끝내 천월의 지난 잘못까지 들추어냈다. 그에 천월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