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6화. 혼약 (1)
곧이어 묵국이 전보다 더 애처로운 얼굴을 하고 천월을 내려다봤다.
“마님, 마님께서 무사히 만년한지에서 나오신 지도 몇 달입니까? 그럼 그때는 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셨던 겁니까?”
“처음엔 그이도 이젠 알고 있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아기가 곧 나올 때 돼서야 그이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걸 알았어.”
“큰일 났습니다! 이리 큰일에 대해 저희 모두 아무 소식도 얻지 못했으니, 이대로 돌아가면 주자께서 저희를 절대 가만두시지 않을 겁니다!”
묵국의 호들갑에 천월이 다시 풋, 웃으며 이야기했다.
“알았어, 나중에 그이가 너희들한테 뭐라고 하면 내가 다 지켜줄게.”
묵국은 그제야 한시름을 놓고, 천월의 품에서 용릉을 빼앗아 안으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주자께 알리지 않길 잘하셨습니다. 저희만 놀랄 수는 없지요!”
묵국은 용릉을 높이 들고 흔들었다. 하지만 용릉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까르르 웃기만 했다. 순수한 웃음소리는 참 맑고도 싱그러웠다.
“묵국,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그러다 공자님 떨어뜨리면 어찌하려고!”
“그러다 주자께서 정말 널 가만두지 않을 테니 그만하는 게 좋을 거다!”
12 성백 모두가 말리고 나섰지만, 묵국은 이들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아직 용릉을 안고 춤이라도 추고 싶은 걸 겨우 참는 느낌이었다.
“주자의 핏줄은 역시 남다르십니다. 어린데도 벌써 패기가 있어요!”
묵람도 결국 참지 못하고 손을 뻗었다.
“나도 좀 안아 보자.”
“어허! 네가 무슨 아이를 안을 줄 안다고!”
“너도 안는 데 내가 못 안아!”
묵람은 조심히 손을 뻗어 묵국에게서 아이를 데려와 안았다.
나머지도 우르르 묵람에게 몰려들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용릉을 빤히 살피며, 어느 곳은 용경을 닮았다, 어느 곳은 천월을 닮았다는 분분한 토론을 펼쳤다. 12 성백은 평소 묵국을 제외하곤 다 조용하기 그지없었는데, 정말 낯설 만큼 활발해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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