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화. 지도
소난은 이씨 노부인을 따라 컸고, 집안의 안팎 모든 가사와 사업에 줄곧 관여했지…….
그렇다면 이씨 노부인이 어릴 때부터 키운 손자며느리가 아니겠는가!
정각이 밤에 급히 돌아왔는데, 그게 호부에 은자를 독촉하기 위해서였던가? 호부의 은자를 그가 줄곧 주시하고 있었는데, 어찌 반나절이나 늦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튿날 여남왕부와 혼사를 약속했지…….
성왕의 그 비판은?
역시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었다. 엄 승상은 얼굴을 찌푸리며 점점 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작년 중양절에, 경왕부는 여기저기 과자를 보냈지. 보낸 것은 여미재의 과자였어! 경왕과 정각은 언제나 하나였으니…….
엄완이 엄 승상에게 다가가 그를 가볍게 잡아당기며 조심스럽게 불렀다.
“조부님!”
엄 승상이 얼른 고개를 돌려 가볍게 엄완을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다, 괜찮아. 잠시 뭘 좀 생각했다.”
엄 정승이 한 손으로 가볍게 엄완을 밀고는 뒤로 기대며 길게 한숨을 내쉰 후, 나지막이 말했다.
“완아, 소아는 충후하면서 바보 같은 아이다. 앞으로도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는 말고 그를 지키면서 안락한 생활을 보내거라. 고가의 뒤에는 여남왕부라는 큰 나무가 있고, 또한 이씨 노부인 역시 너희들을 위해 잘 안배해 두었으니……. 할아비의 말을 듣는다면 만사에 지장은 없을 것이다.”
“조부님?”
“할아비 말 듣거라.”
엄 승상은 엄완의 말을 끊고 그녀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씨 노부인이 생각하는 미래, 노부인이 안배한 미래가 있다. 이후에 너는 이소난을 대할 때 할아비를 대하는 것처럼 하거라. 고가의 일은 그녀를 찾아가 상의하거라. 그녀가 무어라 말하면 그대로 하거라. 그녀를 존경하고 또 공경해야 한다.”
엄완은 경악한 표정으로 엄 승상을 바라보며 잠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엄 승상은 애정 어린 표정으로 엄완의 이마를 두드리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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