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novel

520화



520화

일기(一起): 미로 밖으로

기유는 좌우의 길을 관찰하고 조용히 계산을 해보곤 말했다.

“왼쪽.”

명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왼쪽으로 가요.”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두 사람은 갈림길을 만났고 명미는 이번에도 기유를 바라보았다.

기유가 말했다.

“이번에도 왼쪽.”

두 사람이 그렇게 일곱, 여덟 개의 갈림길을 지나자 드디어 미궁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때쯤 미궁에서 운을 시험하던 이들은 대부분 실패하여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미궁 밖으로 내쫓겼다.

구경하러 온 귀족들은 높은 곳에서 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귀족들은 그들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한데 모여 웃고 떠들었다.

“축형(祝兄), 축형네 문객은 아직 있소?”

“어휴, 일곱인가 여덟 개 관문을 통과하고 바로 내쫓겼네.”

“그래도 우리 집보다는 낫소! 우린 겨우 여섯이오!”

“이 미궁이 확실히 어렵나 보구먼!”

“아닐 말인가? 얼마나 됐다고 이제 남은 이들은 겨우 저들뿐이지 않은가.”

“그 사람은 아직 있소?”

“있네! 저기…….”

떠들어 대는 그들의 목소리 사이로 미궁으로 들어갔던 이들이 하나둘씩 내쫓기고 이제 남은 이들은 두 무리였다. 사정을 아는 이들은 슬쩍 보자마자 금방 웃음을 지었다.

“재밌군! 결국, 저리 만났어!”

“폐하의 사람과 당씨 가문의 사람, 결국 그들이 남아 싸우게 되었군!”

* * *

명미의 발걸음은 갈수록 느려졌다. 그에 기유가 불평을 터트렸다.

“너 대단한 거 아니었어? 계산이 왜 그렇게 느려?”

명미가 기유를 향해 눈을 흘겼다.

“오라버니, 팔자가 매우 편해 보이는데 오라버니가 저 대신 하실래요?”

“윽……!”

기유가 손을 흔들었다.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이 입을 닫아야지.”

명미는 계속 천천히 앞으로 향해 나아갔다.

Locked Chapter

Support your favorite authors and translators in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