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화
유언(流言): 소문
일어난 명미는 설앵의 시중을 받으며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고 난 뒤 명미가 말했다.
“노마님께서 잠을 잘 주무셨는지 모르겠네요. 가서 살펴보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어제 막 제를 올렸으니 오늘 그 효과를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 도리였다. 설앵과 해연 역시 반대하지 않았다. 문득 해연은 간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도둑이 잡혔는지 궁금해 했다.
그들이 노부인의 방에 도착했을 때, 노부인은 마침 아침을 들고 있었다. 명미가 노부인의 얼굴을 살피니, 정신이 맑아 보였다.
명미를 본 노부인이 미소를 지었다.
“오늘 물고기 완자가 잘 만들어졌는데 맛을 보시겠나? 아침은 먹은 것인가? 다른 일이 없으면 와서 한 입 들게.”
성의를 거절할 수 없었던 명미는 노부인과 함께 식사를 들었다. 식사를 마친 후, 노부인이 명미를 붙잡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몇 년 동안 이리 잠을 잘 자본 일이 없었네. 간밤엔 깨지도 않고 소피를 보는 것도 잊고 잠을 잤어.”
백령이 입을 가리고 웃었다.
“마님께서 간밤에 얼마나 깊이 주무셨는지, 도둑 소동에도 깨지 않으셨습니다. 도둑이 이곳으로 오지 않아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마님을 업어 가도 모르셨을 것이어요.”
오래 노부인을 모셔온 터라 서로 간의 신뢰가 남달라 할 수 있는 농이었다. 노부인은 그녀를 향해 슬쩍 눈을 흘기긴 했지만 이내 웃음을 지었다.
“나 같은 늙은이야 데려가 팔아도 시원찮지. 데려가려면 너희 젊은 처자를 데려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노부인의 농에 웃음꽃이 피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웃음을 멈춘 노부인이 친근하게 물었다.
“간밤에 있었던 도둑은 어찌 된 것이야? 잡은 것이냐?”
백령이 막 대답을 하려던 찰나, 당희가 들어왔다. 모자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 명미는 옆방으로 피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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