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화
탐화(探話): 기유의 연락
난심원 밖.
당희는 한참을 고심하며 배회하고 있었다.
“아, 당희 나리!”
능씨 가문의 시녀가 그를 보자 만면에 기쁜 기색을 가득 띄웠다. 이내 고개를 끄덕인 당희가 물었다.
“능삼숙(凌三叔)께서 안에 계신가?”
능삼숙은 신부를 데려온 능씨 가문의 셋째 아들로, 능소저의 숙부였다. 이에 시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마침 출타하셨습니다.”
당희가 내심 안심했다. 사실 그는 능삼숙이 없는 것을 알고 일부러 이 시간을 골라 찾아왔던 것이었다.
“내가 할 말이 있는데, 능삼숙께서 안 계시면 누구에게 말을 전해야 하겠는가?”
“그게…….”
시녀가 난감해하며 대답했다.
“저희 아가씨밖에 안 계십니다.”
“그럼 능 소저에게 전하겠네.”
당희가 당장에 말을 받았다.
“서재로 가면 되겠는가? 금방이니 천막을 사이에 두고 몇 마디만 전하면 되네.”
시녀는 그래선 안 되긴 했지만, 어차피 곧 주인이 되실 분이라 당장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소인이 가서 아가씨께 여쭙고 오겠습니다. 나리께선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가보시게.”
당희가 꿋꿋하게 대답했다.
이윽고 시녀가 나와 안으로 당희를 모셨다. 서재에 들어간 당희는 작게 흔들리는 주렴 너머로 어렴풋한 윤곽을 향해 인사했다. 마주 예를 취한 상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리 급하게 방문을 하시다니, 무슨 일이신지요?”
부드러운 음성은 기억 속 그것과 같았다. 이 혼사는 당희 역시 원했던 혼사였다. 도성에서 두 사람은 서로 본 일이 있었는데, 당시 기억 속 능 소저는 흠잡을 곳 없는 대갓집의 규수였다. 그녀는 온화하고 예의가 발랐으며 시문에 능했다.
당희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내 당희가 조금 풀어진 마음으로 대꾸했다.
“혼사에 관한 것이라 그렇소. 의도의 풍습으로…….”
그가 혼례에 관한 관습을 설명하자, 능 소저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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