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화. 구복(舊僕): 오랜 주인
양가의 시위대는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 계속 달려가던 중,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낀 영후가 소리쳤다.
“멈춰라!”
양공자가 손을 흔들자, 서른이 넘은 기마가 일제히 멈췄다.
“무슨 일이야, 사형?”
주변을 둘러 본 영후가 말했다.
“사제, 지도를 봐라.”
양공자가 지도를 꺼내 자세히 살피곤 미간을 좁혔다. 양공자의 표정을 본 영후가 물었다.
“역시 안 맞는 것이냐?”
“응.”
양공자의 음성이 낮게 가라앉았다.
“우리의 속도면 지금이면 이미 야산을 벗어났어야 해. 종예가 준 이 지도가 가짜가 아니라면 말이지.”
영후가 말했다.
“지도는 가짜가 아니다. 우리가 진에 들어온 것이다.”
멈칫한 양공자가 사방을 둘러보며 물었다.
“진? 누가 여기에 진을 설치했단 말이야?”
“음. 앞으로 더 움직이지 말거라. 어차피 진을 파훼하지 못하면 힘만 낭비할 뿐이다.”
숨을 들이마신 양공자가 손을 저으며 소리쳤다.
“대열을 맞춘다!”
“네!”
시위들이 일사분란하게 대열을 맞췄다. 말을 타고 도열한 그들은 칼과 창을 들어 전투태세를 갖췄다. 영후는 좌우 주변을 살피곤 몸을 훌쩍 날려 크고 두꺼운 나뭇가지 위에 올라섰다. 그러곤 등에 멘 금을 풀어 현을 타기 시작했다.
띠디딩-!
현이 울리며 금소리가 퍼지자 주변의 기운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신을 집중한 영후가 음파로 펼쳐진 기막(氣膜)의 곳곳을 느꼈다.
그 순간, 기막에서 이상한 움직임을 감지한 그가 현을 튕겼다.
띠딩-!
묵직한 음이 공기를 찢으며 울렸다. 동시에 자객의 모습이 드러났다. 양공자가 명령을 내릴 필요도 없이, 아현이 곧장 궁을 들어 자객을 조준했다.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한 자객은 바위 뒤에 숨겨 두었던 것을 당겼다. 그러자 낙엽 아래 숨겨져 있던 밧줄이 뒤엉키며 솟아올랐고, 양공자의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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