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화. 여노(女奴): 중원에서 온 여자
명미가 막 목욕을 끝냈을 때 후양이 문을 두드렸다.
“낭자.”
명미는 반쯤 젖은 머리를 한쪽으로 대충 말아 쥐며 말했다.
“들어오세요.”
방에 들어간 후양은 예를 갖춘 후, 그녀보다 아랫자리에 앉아 보고를 올렸다.
“나수는 확실히 설랑족의 왕자가 맞습니다. 그의 모친은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설랑의 왕자들이 많아 그렇게 중요한 왕자로 기억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나수 왕자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습니다. 왕자라고 거들먹거리는 것도 없어 이곳에 있는 시종들도 하나같이 왕자를 좋은 이라 평했습니다.”
명미가 낮은 웃음소리를 냈다.
“후후. 정말 좋은 사람일까요?”
역사서에 따르면 나수왕은 서위병을 이끌고 남정을 나와 도시를 점령한다. 그리고 도시에 살던 모든 시민을 죽였다. 후양의 얘기만 들으면 역사서에 기록된 나수왕은 거짓말인 듯했다.
‘그러나 서위의 웅주 아래에서 한자리를 차지했던 자가 그렇게 단순한 사람일 리가 있을까?’
명미는 그 소년이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선한 모습으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가리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각이란 사람은 어떤가요? 그가 주인이라고 하는 사람은 또 누구죠?”
“아각은 칠 왕자 수투(水鬪) 옆에 있는 호신 호위입니다.”
후양이 대답했다.
“나수 왕자는 다른 형제들과의 사이는 평범하지만, 수투와의 관계가 아주 친밀합니다. 두 사람 모두 어려서 어머니를 잃어 서로를 의지하며 커왔다고 하고요. 시종들의 말에 의하면 나수가 칠형 수투를 매우 존경하며 따라, 설랑왕을 제외하면 오직 수투의 말만 따른다 합니다.”
명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까 나수와 아각의 대화를 들었었다.
‘그럼 나수가 왕자의 신분을 가지고도 홀로 그 이상한 마을에 갔던 게 수투 때문이었나?’
참으로 이상했다.
‘그 작은 마을에 무슨 물건이 있기에 설랑족의 왕자가 그리 마음을 쓰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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