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화. 선생(先生): 장대인의 선생님
늠름한 양공자를 바라보는 배귀비도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내 양공자를 바라보던 배귀비가 물었다.
“사냥에 나갈 참이니?”
양공자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마마. 어려서부터 학업에 성취가 없어, 이곳에 남아 시를 짓다간 모두의 비웃음만 살 것이옵니다.”
배귀비가 핀잔을 주듯 눈짓을 하곤 다시 물었다.
“오늘은 무슨 말을 타고 사냥을 나가려고? 사냥개는 준비가 되었니?”
“조모님께서 주셨던 망운추(*望云騅: 중국 고대 명마)를 탈 것입니다.”
양공자가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그런 천리마는 많이 뛰게 해주지 않으면 천리마로서의 쓸모가 없어져서 말입니다.”
배귀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망운추라면 괜찮지. 그런데 저 조야옥사자는…….’
양공자는 배귀비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고는 내심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짐작이 되어 조용히 말했다.
“마마, 그저 빌려준 것뿐이옵니다.”
“네가 언제 말을 누구에게 빌려준 적이 있었어?”
배귀비가 담담히 말했다.
“내가 이미 혼약이 있어도 물리기만 하면 된다고 했고 저 아이에게 기회도 주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너도 잘 알고 있잖니. 저 아이가 원치 않는다면 너도 마음을 접고, 다른 생각 말고 혼처를 찾아야지.”
양공자의 얼굴에 난감한 표정이 떠오르자 배귀비가 조금 화가 나 말했다.
“이모의 말도 이젠 듣지 않는 것이야?”
양공자가 작은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당연히 마마의 말씀을 들을 것이옵니다. 다만 이 녀석의 말은 저도 듣지 않을 수가 없어 그렇습니다.”
양공자가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멈칫한 배귀비가 양공자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모에게 솔직하게 말해줄 수 없겠니?”
“걱정하지 마시지요, 마마.”
양공자가 얼른 대답했다.
“저 아이의 마음이 전보다 제게 열렸으니, 좀 더 시간을 주시지요.”
배귀비가 의심스럽다는 듯 되물었다.
“마음을 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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