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내력(來歷): 영후의 과거
명미는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기습해온 이가 바로 영후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도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 계속 입을 다물고 있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만 영후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이렇게 빨리 공격할 줄은 몰랐다.
그의 음파는 더욱 빨라지고 있어, 명미는 대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검을 휘두르며 날아들었다.
영후의 음파와 검기가 만나 폭발하는 소리를 끝으로 드디어 모두의 손이 멈췄다. 영후가 미간을 좁히며, 날아든 양공자에게 물었다.
“왜 공격한 것이냐?”
“내가 물을 말이지.”
양공자는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인 걸 봤잖아. 그런 사람을 기습하는 건 무슨 뜻인데?”
영후가 담담하게 대꾸했다.
“신분이 의심스러운 자가 네 옆에 있는 것이 안심이 되지 않아.”
양공자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의심할지 말지는 내가 판단하니까 상관하지 마.”
영후의 시선이 그에게로 몰려들었다.
“사제…….”
“그만 좀 해!”
양공자가 일갈했다.
“너희들 없이도 지금까지 무탈하게 잘 살아왔어. 네 그 알량한 호의가 나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해?”
“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공자의 입에 차가운 미소가 걸리더니, 그는 더욱 날카로운 말들을 내뱉었다.
“조부모님이 연달아 돌아가시고 고립무원으로 남들에게 사생아라 손가락질 당할 때, 너희들은 어디 있었는데? 만약 그때 날 보러 왔었다면 난 이런 길을 걷지 않아도 됐겠지. 내가 좋아서 사람 마음을 가지고 노는 정보국 수장이 됐다고 생각해?
이런 생활에 적응하게 되자 내 앞에 나타나 호의를 보이다니, 이러면 내가 좋아할 줄 알았어? 됐어, 내 눈엔 너보다 얘가 더 믿음직해!”
영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양공자는 가시를 잔뜩 세운 고슴도치처럼 새파랗게 한기를 드리운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두 사람은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명미는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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