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화. 오유(烏有): 잔인한 소녀들
“손위, 저 말이 사실이냐?”
학정이 엄한 음성으로 물었다.
손위는 고개를 숙인 명미가 자신을 바라보며 위협적인 미소를 짓는 것을 보았다. 놀란 그녀는 심장이 거칠게 뛰는 것을 느꼈다.
“모, 모르겠어요! 전 몰라요! 전 아무것도 못 봤어요!”
손위의 말에 명미가 곧장 나섰다.
“보세요, 선생님들. 학재장께서도 이렇게 놀라셨잖아요. 방금 보였던 모습은 정말 너무 무서웠습니다. 마치 모두들 잠깐 실성이라도 한 것 같아 보였어요.”
“헛소리하지 마!”
문여가 소리쳤다.
“실성은 무슨 실성!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류진(柳珍)이 아직 누워있는데 속아 넘어갈 것 같아?”
학정의 생각도 같았다. 다른 일들은 어떻게 넘어갈 수 있지만, 학생이 뱀에 물렸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물렸단 말인가요?”
명미가 진심으로 놀란 얼굴을 보였다.
“그럴 리가 없어요! 분명 몸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선생님, 다시 한번 가셔서 확인해주시면 안될까요?”
“그럼 거짓으로 물린 척 했다는 거야?”
문여의 화는 머리끝까지 치솟은 상황이었다.
“사람이 쓰러졌는데 아직도 거짓말을 해?”
그때 바깥쪽을 바라보는 명미의 경악한 표정과 함께 그와 비슷한 목소리가 울렸다.
“저기 지금 류 소저 아닌가요?”
그 말에 모두 연무장을 바라보자 분명 업혀 갔던 류진이 다른 소녀 하나와 멀쩡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류진, 너 괜찮아?”
대경한 문여가 묻자, 류진은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나, 나도 잘 모르겠어…….”
* * *
학정은 그 자리에서 류진의 소매를 걷어, 뱀에게 물렸는지를 확인했다.
팔뚝은 매끈한 것이 조금의 상처도 없었다. 문여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분명히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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