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3화. 점괘
강서는 태연한 신색으로 차를 한 입 음미했다.
“그대들이 오라버니를 감추어서 나를 붙잡아 두려고 한 걸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만약 내가 나쁜 마음을 먹었으면, 나를 보내려고 해도 가지 않았을 겁니다. 족장, 정녕 제멋대로 구는 성녀를 부족에 남겨두고 싶은 겁니까?”
족장은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어쩌다가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분명 어떤 대가를 치르든, 강서를 남겨두려고 했는데, 오히려 이 때문에 약점을 잡힌 꼴이 아닌가.
강서가 손 안에서 찻잔을 굴렸다.
오묘족은 성녀가 부재하다. 그리고 그녀는 아상과 판에 박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 이 사실만으로 그들은 그녀에게 함부로 굴 수 없었다.
그들은 이제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마음을 품은 ‘성녀’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알게 될 것이다.
잠시 침묵하던 족장은 무거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대의 사람이 공자를 데려간 것이오?”
강서가 눈썹만 으쓱 하자, 족장이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한 지는 모르겠지만, 오라버니를 그리 소중히 여기는 그대가 이리 침착한 걸 보니 내 말이 맞는 것 같군. 오라버니를 미리 빼내어 위험 요소를 줄인 것이 아니요?”
강서는 빙긋 미소를 지을 뿐,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족장은 한 부족을 다스리는 자이니 식견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수가 간파되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그녀는 그저 족장에게 자신은 멋대로 부릴 수 있는 장기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을 뿐이었다. 그들이 공손한 태도로 나오면, 그녀는 자연히 협조할 의향이 있었다. 이는 남지행을 결정하였을 때부터 결심한 것이었다.
전생과 현생에서 얽힌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차라리 스스로의 능력으로 해결하면 그만이다.
오묘족의 도움이 있다면, 그녀와 욱근은 도성에서 편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족장은 강서의 미소를 보며 그녀의 의도를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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