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화. 이유 없는 미움
강서가 관아로 사람을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욱근의 귀가 소식을 알리는 아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욱근이 방 안으로 빠르게 걸어 들어와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나가 있거라.”
주인의 심상치 않은 음성에 아교를 비롯한 시종들이 신속하게 방을 나섰다.
“어찌 이리 빨리 오셨습니까?”
강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욱근이 이내 상황을 알아차리고 웃었다.
“아하, 아서가 제게 사람을 보냈던 모양이군요.”
그 말에 강서의 마음이 쿵 하고 떨어졌다.
“그리 말씀 하신다는 것은 오늘 태자가 제 언니에게 몹쓸 짓을 하려던 것이 사실이라는 뜻이겠지요?”
욱근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언니가 떠난 뒤에는 어찌 되었습니까?”
강서의 머릿속에는 색욕에 사로잡혀 인간이기를 포기한 태자, 그리고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진보각의 주인이 차례대로 떠올랐다.
그녀는 치가 떨려왔다.
“아근, 제게 수하 몇 명만 붙여주세요. 지금 당장 진보각을 부수러 가야겠습니다!”
강서가 주먹으로 탁자를 쾅 하고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욱근이 그녀를 잡아당기며 웃었다.
“어찌 저보다도 성미가 급하십니까?”
“성미가 급한 것이 아닙니다. 굳이 화를 참을 필요가 없을 때도 있는 법이지요. 지금 당장 진보각을 부숴버려야 제 분이 조금이라도 풀릴 것 같습니다.”
강서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그녀가 지금 당장 사람들을 끌고 가 진보각을 박살내더라도, 그 일로 강의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강의가 즉시 문제의 현장을 빠져 나온 덕분에 아무도 강의를 눈여겨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멍청한 태자라 해도 형제의 처형을 탐하려고 했다는 말을 자진하여 밝힐 리 있겠는가?
진보각의 주인도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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