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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화. 의심



340화. 의심

반해를 따라 들어간 방 안에는 줄지어 세워진 서가에 서책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반해가 방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더니, 가장 안쪽에서 책자 한 권을 꺼내 욱근에게 건넸다.

십여 년 전에 입궁한 사람들의 명부는 여기저기에 흩어져 보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누락된 것도 많았다. 그렇기에 반해가 미리 시간과 공을 들여 한 권으로 정리해두었던 것이다.

책자의 표지에 비교적 최근에 쓴 것 같은 묵적을 보고 욱근이 물었다.

“반 공공이 직접 정리한 것이오?”

반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하옵니다. 최소 십 년, 최대 십팔 년 전에 입궁하여 현재까지 궁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이름은 모두 이 안에 있습니다.”

반해가 설명을 이어갔다.

“십팔 년 전은 진 미인이 입궁한 해이옵고, 십 년 전은…… 복청공주께서 실명하신 해이옵니다.”

“반 공공이 애를 많이 써주었군요.”

욱근이 두둑한 책자를 보며 감탄했다.

책자 한 권이지만 정리하는 데는 꽤 많은 시간을 쏟았을 것이 분명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옵니다.”

희고 기다란 손가락이 책자의 첫 장을 넘겼다.

반해가 정리해 놓은 내용은 과연 세세하고도 일목요연했다.

언제 입궁하였는지, 처음에는 어디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여, 후에 어느 부서로 이동하였는지, 그리고 현재는 어디서 근무하고 있는지, 모든 내용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에 더해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누군지, 또 누구와 척을 졌는지도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그리고 일부 이름 위에는 주필로 빨갛게 동그라미가 쳐있기도 했다.

“주필로 표시해둔 부분은 소신이 당시에 의문을 품었으나, 조사 결과 별다른 특이점은 찾지 못한 사람들이옵니다.”

욱근은 설명을 들을수록 반해의 일 처리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리 뛰어난 사람이 조사했음에도 아무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흉수가 굉장히 깊숙이 숨어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책자를 끝까지 훑은 욱근이 책자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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