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화. 후회
연거푸 술잔을 비운 계숭역은 살짝 휘청거리며 방으로 돌아왔다.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던 교랑은 계숭역이 돌아오자, 자신을 달래주길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다가오지 않았다.
옅은 술 냄새가 풍겼다.
“또 과음하신 것입니까?”
교랑이 볼멘소리를 하며 계숭역을 부축했다.
최근 몇 개월간 아역이 과음하는 날이 점점 늘고 있었다.
그는 교랑의 손을 뿌리쳤다.
“고작 술 몇 잔 마신 걸로 잔소리요?”
“저는 아역의 건강이 염려되어…….”
술이 너무 취했던 탓일까.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교랑을 보며 계숭역은 속에 있던 말을 가감 없이 털어 놓았다.
“당초 어머니와 가족들 모두 당신을 들이면 안 된다고 했지. 다 나를 위해서라며…….”
그놈의 나를 위해서라는 말은 정말 듣기 싫었다.
그의 말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교랑의 여린 마음을 갈기갈기 할퀴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교랑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그래서 후회하십니까?”
그 말에 흐리멍텅하던 계숭역의 눈에 총기가 조금 돌아왔다.
자신의 실언을 깨달은 것이다.
“아역, 말씀해 보세요. 후회하시냐고요!”
“후회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소. 그만 물고 늘어지시오.”
교랑의 큰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가득 찼다.
“아역, 정말 후회하시는 군요!”
“그만 하시오!”
그는 소리를 버럭 내지르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방을 박차고 나갔다.
* * *
계승역은 씩씩대며 서재로 와서, 신발을 훌훌 벗어 던지고 침상에 몸을 던졌다.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깬 그는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을 느꼈다.
“무울…….”
그때, 누군가 그의 입가로 물잔을 기울여주었다.
아무 생각 없이 물을 받아먹던 계숭역은 성에 차지 않았는지, 아예 물잔을 빼앗아 들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공자님, 다 흘리겠습니다.”
달콤한 향기가 나는 부드러운 몸이 그에게 바싹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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