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화. 얼굴이 참 크군
오성병마사는 병부에 속한 관서로 도성의 치안을 담당한다.
젊은 여인은 오성병마사의 관차들이 출두하자 얼굴을 들이대며 울음을 토해냈다.
“소인은 피해자이옵니다. 이곳의 향로를 쓴 이후, 멀쩡하던 얼굴이 하루아침에 이 꼴로 변하였습니다. 하도 억울하여 사람을 끌고 찾아왔는데 한낱 점포에서 여자 호위를 쓰지 않나, 사람을 개 패듯 패질 않나……. 아주 악질입니다.”
여인의 얼굴에 깜짝 놀란 관차가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 사람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이 자의 말이 사실인가?”
사람들이 고개를 주억였다.
관차는 노초초와 수 부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자네들이 이 점포의 주인인가?”
수 부인이 아픔을 참으며 답했다.
“소인이 점주입니다. 저 자가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
“데려가라!”
관차는 수 부인의 말허리를 턱 자르더니 부하들에게 손을 한 번 휘둘렀다.
그 때 노초초가 한발 앞으로 나와 따져 물었다.
“이봐요, 관차 나리! 일의 앞뒤도 파악하지 않고, 다짜고짜 우리를 체포하면 어쩝니까?”
“다짜고짜? 당신들이 판 물건 때문에 손해를 본 피해자가 있는데 압송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관차가 비웃음이 다분한 어조로 말했다.
노초초가 자신을 붙잡으려는 아역을 밀쳐내고 살기등등하게 관차를 노려보자, 수 부인이 팔을 잡으며 만류했다.
“초초, 상대는 관차이니 일단 말을 따르는 게 좋겠소.”
그때, 노초초가 불쑥 손을 내밀어 젊은 여인을 홱 잡아당겼다.
여인이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
“아악, 사람 살려……!”
그러자 관차가 큰 소리로 호통을 내질렀다.
“인질을 잡다니 간도 크군. 그런 짓을 하면 벌이 가중되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오해십니다, 관차나리. 저는 인질을 잡은 것이 아닙니다. 공당에서 심문을 받으려면 피고와 원고가 함께 있어야지 않겠습니까? 저희를 끌고 가시려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끌고 가야지, 왜 저 여인의 주장만 들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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