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화. 아주 정직한 사람
화옥의 시신을 들고 문밖을 나서던 여관들은 멀리서 흔들거리며 다가오는 등롱을 보았다. 등롱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누구냐!”
“저에요. 사매들이 고생이 많네요.”
밤안개 사이에서 지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얼굴을 드러냈다.
“사저.”
자신의 손에 화옥이 들렸다는 것을 떠올린 여관들의 생각이 많아졌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방궁에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사람이었던 지 사저에 반해, 화옥은 조방궁 주지의 대제자로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이였다.
그런데 불과 며칠 사이, 눈앞의 사저는 여전히 능운진인의 대사저로 멀쩡하게 잘 지내는 반면에, 화옥은 목숨을 잃고 비참하게 시신이 되어 들려 나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더구나 이 모든 일은, 지 사저를 고깝게 본 화옥이 그녀에게 경고하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아니었던가.
여관들은 자신도 모르게 지온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뒤로 물러났다.
지온이 물었다.
“뭘 하는 건가요?”
가장 앞서있던 여관이 얼른 고개를 조아리며 급히 대답했다.
“화옥 사저가 주지께 죄스러운 마음을 죽음으로 갚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안장하러 가는 중입니다.”
그때였다.
화옥의 얼굴을 덮고 있던 머리칼이 밤바람에 날아가며 그녀의 퍼런 얼굴이 드러났다.
그에 서아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며 헉, 숨을 들이마셨다.
죽은 사람을 이렇게 가까이 본 것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눈빛이 다소 가라앉은 지온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돌아가셨다고요?”
“네.”
지온이 앞으로 다가가 화옥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독을 먹은 건가요?”
“네.”
지온이 탄식했다.
“사저가 참으로 바보 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잘못하긴 했어도 살아야 또 희망이 있는 것을요! 몸을 잘 추스르고 조금만 시간을 버티시지. 그랬으면 사숙께 부탁을 드려 다시 돌아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고개를 숙인 여관들의 얼굴에도 역시나 슬프고 처량한 표정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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