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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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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화. 증인

379화. 증인

“강왕,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강왕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자가 본왕이라고 말하면 그냥 본왕이 범인이 되는 겁니까? 노복의 목숨을 가지고 본왕을 모함한 것뿐입니다.”

대장공주는 화가 극에 달해 탁자를 내려쳤다.

“당신 눈에는 뭔들 모함이 아니겠습니까? 승원궁에 약을 묻은 것도 부인하고 황제에게 자객을 보낸 것도 부인하고 지금 호은이 죽은 것까지 전부 다 아니라고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고 나서 대장공주는 삼사에게 물었다.

“오늘 일은 죄를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나?”

형부상서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독약의 출처도 확인됐고 죽은 사람이 지목하기도 했으니 증거가 확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강왕세자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호은은 중요 증인입니다. 우리가 그를 죽이면 스스로 자백하는 꼴이지요. 만약 그가 정말 우리 강왕부 사람이라 해도 이를 악물고 부인하면 그만 아닙니까?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누군가 우리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겁니다!”

루안이 냉랭하게 말했다.

“세자께서는 본인이 부인하기만 하면 모든 죄증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다시 증거를 올리겠습니다.”

그는 몸을 돌려 태후를 향해 말했다.

“마마, 자객을 데려와 주시길 요청합니다.”

태후가 말했다.

“상 수상?”

상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범인을 데려와라.”

강세안이 끌려왔다. 그의 상처는 그저 간단하게 처리만 해 두었을 뿐이라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무릎을 꿇지 않고 있었지만, 이때만큼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

루안이 그의 앞에 가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강세안.”

강세안은 아무 반응이 없었다.

루안은 이어서 말했다.

“본관은 네 딸이 강왕세자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너는 그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겠지. 그런데 이 생각은 안 해 봤나? 자네가 죽고 나면 자네 딸도 따라 죽게 될 거란 사실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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