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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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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화. 누가 역모를 꾀했나

374화. 누가 역모를 꾀했나

강왕이 명령하자 뒤에 있던 장병 몇 명이 앞으로 나왔다.

지온이 상황을 보고 큰소리로 외쳤다.

“태후마마께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

대장공주도 그녀의 외침에 정신이 든 듯 목소리를 높였다.

“강왕, 지금 역모를 꾀하는 겁니까?”

맞든 아니든 간에 우선 죄명을 씌우는 것이 시급했다!

강왕은 분노에 차 웃으며 말했다.

“본왕의 눈에는 당신들이 역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은데!”

지온이 즉시 대꾸했다.

“전하의 말씀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태후마마와 대장공주마마께서는 과부이십니다. 두 분 다 남편도 아들도 없는데 역모를 꾀한다고 뭘 할 수 있겠습니까? 반대로 전하와 세자 전하는…….”

지온은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그것이 되레 아주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강왕세자가 크게 화를 냈다.

“아무 근거도 없이 함부로 사람을 모함하는구나!”

루안이 웃으며 말했다.

“제 아내가 모함한 것인지 아닌지는 세자 전하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정말 하관이 입을 열어야겠습니까?”

강왕세자는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 얼굴색이 변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강왕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눈이 딱 마주치자 제 발이 저린 듯 고개를 숙였다.

이쯤 되자 강왕은 더 이상 그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아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아무리 말로 그럴듯하게 꾸며댄대도 본왕은 반드시 폐하를 경성으로 모셔 치료하게 할 것이다.”

그러고는 즉시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뭣들 하느냐?”

사람들이 잠시 주저하자 그의 뒤에 있던 장수들이 대답했다.

“예!”

그들은 대답하긴 했지만 아까보다 더 망설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지금 하는 행동이 정말로 역모인 걸까?

정국공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러분, 나는 황제 폐하의 은혜를 입어 천하의 병권을 장악하고 있소이다. 난 내 충성심에 의지하여 일을 하고 있지요. 당신들은 정말로 충심을 버리고 역적과 한패가 되려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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