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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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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화. 당신과 함께

363화. 당신과 함께

강왕세자는 약을 먹은 뒤 아무 생각 없이 물었다.

“부왕께서는?”

강왕세자비가 대답했다.

“폐하께서 미복을 입고 오셨습니다. 부왕께서는 폐하와 이야기를 나누러 가셨습니다.”

강왕세자는 단번에 표정이 가라앉았다.

그가 다친 요 며칠 동안 부왕은 그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고 오히려 여섯째와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었다.

* * *

앞서 한등이 돌아와서 소식을 알리자 북양태비는 즉시 책상을 치며 일어났다.

“여봐라, 다 같이 강왕부로 가자!”

대장공주가 그녀를 불렀다.

“자네가 강왕부에 가서 뭘 한다는 겐가? 사람을 빼앗아 오기라도 하려고?”

“아니면?”

북양태비가 소리쳤다.

“그럼 그 영감탱이가 내 아들을 모욕하는 걸 그냥 내버려 두란 말이야?”

대장공주는 잠시 어이가 없었다.

“자네 아들은 다 큰 남자인데 무슨 모욕을 당한다고 그러나? 이렇게 사람들을 데리고 강왕부로 쳐들어간다니 남의 입에 오르내리고 싶어서 그래?”

‘곽여단은 제멋대로 날뛰는 게 아주 버릇이 됐어. 경성이 북양이랑 같은 줄 아나?’

“그럼 나더러 아들 일에 마냥 손 놓고 있으란 소린가? 그 늙은이가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겠어?”

“그렇게 심하지는 않을 걸세…….”

“자네 아들이 아니니 심하지 않단 소리가 나오겠지.”

대장공주가 화를 냈다.

“그 아이가 내 사위인 건 잊었나 보지? 나라고 그 아이가 무사하길 바라지 않는 줄 알아?”

두 사람은 싸우기 시작했다.

지온이 한등에게 질문을 마치고 돌아보니 바로 이렇게 싸우고 있는 장면이 보였다.

그녀는 이마를 누르고 말했다.

“두 분 어머니!”

시끄럽게 싸우던 두 사람은 그녀의 양쪽 팔을 하나씩 붙잡으며 물었다.

“온아, 내 말이 맞니? 틀리니?”

“온아, 내 말에 더 일리가 있지 않니?”

이건 마치 두 명의 마누라가 자신을 찾아와 옳고 그름을 가려달라고 조르는 것 같은 모양새가 아닌가?

‘난 이 집 며느리 아니었나?’

지온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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