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화. 추궁
운척의 학생이 보고 싶어 주술사학과에 왔던 구양환우는, 오늘 그놈을 현장에서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섯 사람이 튀어나온 것이다.
이건 그의 예상을 뛰어넘은 일이었다.
“원장님!”
당치수가 눈을 깜빡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엄우와 양석도 인사를 했다. 세 사람은 입으로 구양환우에게 인사하였지만, 눈으로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제하와 심소담을 훔쳐봤다.
“너희는 한밤중에 쉬지도 않고, 어찌 이곳으로 왔느냐?”
구양환우는 성격이 좋은 편이었지만, 다섯 놈 때문에 제 계획이 망하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제하가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별일 아닙니다. 저희는 오늘 아무도 모르게 주술사학과의 건물들을 둘러보려고 왔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원장님을 뵐 줄은 몰랐네요.”
주술사학과를 몰래 둘러본다고?
성나란 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건 처음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명맥을 잇지 못한 주술사학과지만, 피 끓는 청춘인 학생들이 신비하고 위험한 직업에 큰 관심을 보이니 말이다. 성나란 학생들은 종종 몰래 주술사학과의 건물 안으로 잠입했고, 그중 대부분은 이곳에 들어오기도 전에 순찰하던 교수에게 발각되어 돌려보내졌다.
구양환우는 할 말을 잃었다. 그는 어린 주술사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자신이 잡은 건 위험을 무릅쓰고 주술사학과에 잠입한 학생들이었다.
“너희는 학교의 규칙을 모르느냐? 주술사학과는 다른 학과의 학생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다.”
제하가 바로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도 있었지만, 구양환우는 운척이 제자를 받는다고 해도 한 번에 다섯 명을 받을 리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게다가 당치수와 심옥은 약제사학과의 신입생이었지만, 다른 세 사람은 각 학과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학생들이었다. 자기 분야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뽐내는 그들이 주술사학과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다섯 명이 그 주술사일 가능성은 희박했다.
제하가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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