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화. 시작일 뿐이다
보리사는 벽에 머리를 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심소담을 미워하여 아주 독성이 강한 약을 사용하였지만, 그래도 산 사람을 죽은 사람처럼 만드는 약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보리사는 후회가 되어 창자가 뒤집히는 것 같았다. 그는 이미 이번 시합의 결과를 알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어째서 이런 꼴사나운 시합을 보러 왔는지 후회가 되었다. 이전에 받은 수모로 부족하여, 오늘 또 같은 전철을 밟으러 오다니!
보리사의 안색이 하얘졌다가 파래지더니, 이내 보랏빛이 되었다.
엽청은 평안한 얼굴로 웃음을 지었다. 그도 이미 심소담이 무슨 약을 만들었는지 알아차린 것 같았다.
“내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 것 같군. 정말 후생가외(*后生可畏: 후대가 선대보다 낫다)일세.”
걱정을 털어 낸 엽청이 나지막하게 웃었다.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학생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상관소와 나범이 어째서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고작 악의를 담은 웃음만 짓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했다.
심소담은 이미 모든 약재를 선택하여, 자신의 탁자 앞에 서서 약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소와 나범은 이제야 약병을 탁자에 내려놓았을 뿐이었다. 다만 노골적으로 의기양양해하던 표정이 이제는 의혹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 장면은 그야말로 100배 느린 속도로 재생되는 영상과도 같아 정말 이상하게 보였다.
두 사람이 아주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을 때, 심소담은 매우 민첩하게 모든 약재의 처리를 말끔하게 끝냈다.
보리사는 심소담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속이 상할 정도로 화가 났다. 하지만 엽청이 시합장에 있었기 때문에, 공평해야 한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시합을 중단시킬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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