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1화. 환심을 사려 들다 (1)
길경은 일부러 남궁월을 보러 부운학을 모시고 함께 왔다. 이내 길경은 앞으로 나와 영양 대장공주를 비롯한 이들에게 예를 올린 다음 남궁월에게 말했다.
“세자비, 왕야께서 오늘 저녁에 부 공자께 환영회를 열어 주실 생각이시라며, 세자비께 그리 전하라 하셨습니다.”
남궁월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길경을 돌려보냈다.
길경이 멀리 사라지자, 부운학이 갑자기 모두를 향해 의미심장한 말을 한마디 했다.
“전 오늘 왕야께서는 정말로 사소한 것에 구애받지 않는 분이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남궁월, 소비, 부운안은 서로를 쳐다봤다. 이내 부운안이 바로 말했다.
“오라버니, 궁금하게 그러지 말고 똑바로 좀 말해 봐!”
어차피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남이 아니었기에 부운학도 솔직하게 말했다.
“방금 전 바깥서재에 가서 왕야를 뵈었을 때, 서재 안에 있는 병풍 뒤에 여인이 숨어 있는 걸 봤어.”
“여인이라? 황당하기 짝이 없구나.”
부운학의 말을 들은 영양 대장공주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녀는 원래도 진남왕이 좀 어리석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여색에 빠져 일의 경중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바깥서재에 여인을 숨겨놓다니, 이는 실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처사였다.
남궁월은 잠시 생각해보다가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옆에 있던 화미에게 조용히 지시를 내렸다.
화미는 나갈 때도 동작이 빨랐지만, 돌아올 때도 빨랐다. 불과 일주향도 지나지 않아 돌아온 화미가 보고를 올렸다.
“세자비, 교씨 가문 큰부인께서 오늘 왕야를 뵈러 왕부에 오셨는데, 방금 전에 막 돌아가셨답니다.”
그 순간 방에 있던 모두는 또다시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교 큰부인이 무슨 이유로 병풍 뒤에 숨어 있던 걸까?’
남궁월의 눈이 번쩍 빛났다. 순간 무슨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설마…….’
“교 큰부인께서 우리 오라버니가 마음에 드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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