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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화. 옛 친우 (1)

902화. 옛 친우 (1)

남궁월은 소비를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상자에서 목록이 적힌 종이 몇 장 꺼내 소비에게 보여 주었다.

그 종이에 적힌 내용을 대략 살펴본 소비는 벽소당에서 일하는 하인들의 명단이라는 걸 알아챘다. 거기엔 하인들의 출신과 친척들과의 관계도 적혀 있었다.

소비는 그제야 왕부에서 일하는 하인들의 관계가 커다란 그물망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건, 그에 따른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단 뜻이었다.

남궁월은 옆에서 생각에 잠긴 얼굴로 명단을 보고 있는 소비를 웃음을 머금고서 쳐다봤다.

사실 여러 사람이 있는 곳은 그리 만만하게 생각할 곳이 아니었다. 이 벽소당 안에 어찌 소방 씨의 감시자만 있겠는가. 이방과 삼방, 진남왕, 더 나아가서는 교 큰부인의 감시자까지 있는 건 기본이었다.

설령 새로 노비를 사들여 온다 해도, 과연 그 노비가 수상한 곳 하나 없는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오늘 충심을 보이던 노비가 내일도 충심을 보일 거라고 확실할 수 있을까?

소비도 훗날 시집가면 반드시 이런 문제를 겪게 될 터였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소비가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세자비! 세자비!”

이때, 화미의 목소리가 작은 서재의 정적을 깨뜨렸다. 기쁨에 찬 얼굴로 안으로 들어선 그녀는 숨도 돌리지 않고 얼른 보고했다.

“세자비! 영양 대장공주마마와 부 여섯째 소저께서 오셨습니다!”

서안 뒤에 앉아 있던 남궁월은 제 귀를 의심하며 눈을 깜빡거렸다. 그러다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입을 뗐다.

“영양 할머니와 육낭이 왔다고?”

남궁월은 기쁨을 금할 수가 없어 벌떡 일어섰다.

백훼는 옆에서 화미가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가, 화미의 말을 듣자 놀랍고도 기쁜 기색을 드러냈다.

화미가 서둘러 다시 말했다.

“세자비, 마차가 방금 막 왕부 대문 밖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문지기가 응대하고 있습니다.”

“새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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