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화. 결맹 (2)
이때, 어린 여종이 안으로 들어와 남궁월에게 고했다.
“세자비, 물품 구입을 담당하는 황 어멈이 왔습니다!”
그러자 남 어멈이 얼른 소비에게 말했다.
“큰아가씨, 세자비께서는 아직 처리하실 일이 있으신가 봅니다. 저희도 세자비께 폐 끼치지 말고 이만 하연원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그에 남궁월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 같은 식구들인데 폐 끼칠 일이 뭐가 있겠느냐.”
그러고는 다시 소비에게 말했다.
“비아 아가씨, 아니면 아가씨도 나와 함께 같이 갔다 오는 게 어때요? 황 어멈은 아는 글자가 몇 없긴 해도, 산수에는 아주 능통하답니다.”
“정말요?”
소비가 깜짝 놀란 얼굴로 남궁월을 쳐다봤다.
‘글자도 잘 모르는 사람이 산수에는 능통하다니?’
“가 보면 알 거예요.”
남궁월은 더욱 짙은 미소를 띠우며 소비를 데리고 편청(偏厅)으로 갔다.
뒤에서 새언니와 시누이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남 어멈의 눈빛이 암담해졌다.
‘큰아가씨는 이미 세자비에게 넘어가 유모인 내 말조차 들리지 않나 보구나……. 큰아가씨는 원래 이런 자질구레한 집안일을 제일 싫어했는데, 대체 세자비가 최근에 뭘 어떻게 했기에 아가씨가 저렇게 변하신거지?
이대로 계속 가다간 내가 설 자리마저 잃겠어. 어떻게든 빨리 큰아가씨를 남강으로 데리고 가야겠다!’
* * *
남궁월은 소비를 데리고 저녁 식사까지 함께 했고, 그 뒤에는 다시 자신의 작은 서재로 데려갔다.
그녀는 책장에서 누렇게 빛이 바랜 서책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며 말했다.
“저번에 비아 아가씨랑 같이 친정에 갔을 때, 아가씨가 춘추를 많이 좋아한다고 어머니께 말씀 드렸더니, 어제 바로 어머니께서 사람을 통해 좌전을 보내 주셨지 뭐예요.”
그러고는 방긋 웃으면서 설명까지 덧붙였다.
“이 좌전은 대학자 장홍의(張鴻義)가 직접 필사한 것들인데, 이 안에 적힌 그의 견해들은 깊은 뜻을 담고 있어서 읽어 볼 만할 거예요.”
소비는 눈을 반짝 빛내며 좋아했다.
“감사합니다, 새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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