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화. 권계(勸誡) (2)
세 사람의 뒷모습이 멀어지자, 마침내 백합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세자비, 큰아가씨께선 진짜 재미있는 분이시네요. 계왕비는 대체 어떻게 큰아가씨를 ‘이치에 통달한’ 딸로 키워낸 걸까요?”
백합의 의미심장한 단어 선택에, 옆에 있던 작아와 화미도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남궁월의 눈에도 웃음기가 담겨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남궁월은 나른하게 기지개를 쫙 편 뒤 말했다.
“정말 다행이야. 저 정도면 성격이 까다롭지 않은 시누이잖아…….”
소비는 이치로 설명해 설득하기만 하면 되니 상대하기 쉬웠다. 어떻게 보면 열 살가량 되는 소녀답다고도 할 수 있었다.
“백합.”
남궁월이 백합에게 지시하며 말했다.
“이따가 궁에 가서 내 패 좀 보내고 와. 진남왕부의 큰소저가 황도에 와서, 내가 함께 황후마마께 문안인사를 드리러 가고 싶어 한다고 전해.”
백합은 방글방글 웃으면서 알겠다고 대답했다.
“됐다.”
남궁월이 자리에서 일어나 맥이 풀린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우리도 그만 돌아가자.”
소비의 방문은 남궁월의 평온한 생활을 휘젓지 못했다.
* * *
남궁월의 패가 황궁에 보내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남궁월은 금방 황후의 조령을 받게 되었다. 다음 날 소비를 데리고 입궁하라는 명이었다.
이런 영광을 받는 사람은 아마 황도에서 오직 남궁월뿐일 것이다.
그래서 남궁월은 비빈들이 황후에게 문안인사를 올리는 시간대를 피해, 소비를 데리고 봉난궁에 갔다.
비빈들은 이미 각자 자신들의 전각으로 돌아갔기에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오늘 봉난궁은 평소보다도 더 시끌벅적했다.
남궁월은 미리 와있는 원옥이를 보곤 놀라지 않았지만, 이제 갓 병이 나은 영양 대장공주와 그녀의 외손자 문육까지 함께 있는 모습을 봤을 때는 좀 놀랐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했다. 영양 대장공주도 가까스로 겨우 되찾은 외손자를 궁에 데려와 얼른 황제와 황후에게 보여주고 인사 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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