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화. 분향
소씨는 계속 이어서 말했다.
“황실의 황각사(皇覺寺)를 제외하면, 백룡사는 황도 내에서도 가장 큰 사원이다. 아마 그날도 분명 꽤 많은 권세가들이 분향을 하고 예불을 하고 계실 터, 모두 몸가짐에 주의하도록 하거라.”
소씨는 맹렬한 눈빛으로 동챗방 안 모든 이들을 한번 쓰윽 훑다가, 갑자기 더 엄숙한 분위기를 풍기며 신신당부했다.
“백룡사에 도착하면, 절대 아무 곳이나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 만약 격식에 어긋난 행동을 하다 어느 지체 높은 분과 부딪히기라도 해서 우리 남궁부의 위신을 깎아먹는 짓을 했다간, 내가 직접 집안 규율에 따라 엄벌할 것이다!”
“예.”
여식들이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그녀들은 몇 마디 더하는 소씨의 말을 귀담아 들었고, 속으로 각자 이해했다.
소씨는 재차 몇 마디 더 경고를 한 뒤에야 모두를 물렸다. 남궁림은 망설이는 눈으로 소씨를 쳐다보더니, 끝내는 말을 꺼내려다가 말았다.
소씨의 거처를 나온 뒤에야 여식들은 해방이라도 된 듯, 갑자기 한숨을 포옥 내쉬었다.
그녀들은 규학 수업 가는 길에 백룡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재잘거렸다.
남궁월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는 가끔씩 여식들의 이야기에 두 마디 정도 맞장구만 칠 뿐, 백룡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이전 생에서 얼마나 그 백룡사에 갔었는지 모를 정도로, 그녀는 진작 백룡사의 안팎을 몇 번이나 돌아다녀봤으니 더는 볼 것도 없었다.
* * *
사흘 뒤, 백룡사에 예불을 드리러 가는 날이 밝았다.
조씨는 여식들을 위해 직접 방 선생을 찾아가 하루 휴가를 청했다.
남궁월은 조반을 들자마자 의매와 함께 천운원으로 가 임씨와 만났다. 남궁흔도 부 밖에 나가 바람을 쐬고 싶었지만, 이제 막 병이 나은 몸이라 임씨가 허락하지 않았다.
두 모녀는 남궁흔과 떨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작별을 고한 뒤, 곧장 영안당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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